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맥도웰의 ‘한국 짝사랑’ 이뤄질까

입력 | 2007-05-09 03:00:00


함박눈이 내리던 2004년 1월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피자집에서 조니 맥도웰(36)을 만났다.

맥도웰은 1997∼1998시즌부터 7시즌 연속 국내 프로농구 코트에서 뛴 최장수 외국인 선수였지만 시즌 중 모비스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고는 출국을 하루 앞둔 처량한 상황이었다.

그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언젠가 꼭 돌아오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쓸쓸히 한국을 떠났다.

사실 그가 10년 전 현대 유니폼을 입고 국내 코트에 데뷔했을 때는 정말 대단했다.

‘콧구멍이 크고 목이 짧아야 농구를 잘한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독특한 체형을 지닌 그는 골밑을 지배했다. 3시즌 연속 용병 최우수선수에 뽑힌 맥도웰은 현대 시절 두 번이나 우승 반지를 끼었다. 그의 등장으로 다른 팀들도 일제히 그와 비슷한 사이즈와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용병을 구하느라 애썼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그의 위력은 점차 떨어진 끝에 불명예 퇴진의 수모를 안았다.

그런 맥도웰이 최근 한국농구연맹에 다음 시즌 용병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에서 의류 판매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다시 한 번 국내 코트에서 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나타낸 것.

그는 ‘코리안 드림’의 대표로 꼽힌다. 그가 뛸 때 용병 연봉은 월 1만 달러로 제한됐지만 뒷돈과 보너스 등을 합쳐 한국에서 70만 달러 정도를 벌어갔다. 미국에서 집 장만을 했고 2000년 결혼할 때는 현대 신선우(현 LG)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직접 미국까지 건너가 축하를 해줄 만큼 대접받았다. 한때 한국 귀화까지 고려했으며 지도자를 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한국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드러내긴 했어도 맥도웰이 국내에 컴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와 호흡을 맞췄던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과 KT&G 유도훈 감독은 “맥도웰이 활약할 때는 연봉 수준이 낮았으며 이제 나이도 먹지 않았느냐”고 입을 모았다. 신선우 감독 역시 “그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맥도웰은 과연 세월의 흐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