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모의 50% 이상은 얼굴에 달려 있으며, 얼굴에서는 헤어(모발)가 50% 이상 좌우한다. 따라서 모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약 600만 명이 탈모로 고생하고 있다. 특히 30, 40대 남성의 상당수는 과로와 스트레스, 술과 담배, 고지방 식습관 등에 따른 면역기능 이상으로 ‘원형 탈모’에 시달린다. 헬스&뷰티 팀은 모발이식센터를 운영하는 테마 피부과(1544-7507) 신사점 조인성 원장에게 탈모 증상을 겪고 있는 본보 원대연(36) 사진기자의 모발이식 수술을 의뢰 원 기자의 대머리 탈출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대머리 탈출기’ 2회는 8월에 게재합니다》
○ 심해지는 아내의 압박
2000년부터 조금씩 탈모 증세가 생기기 시작했다. 불규칙한 생활과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다.
2∼3년 전부터는 눈에 띄게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경이 쓰였지만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가족들은 달랐다. 아내는 염려하는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보기 싫고 나이 들어 보이니까 가발을 쓰라고까지 압박했다.
가발은 당장의 효과는 좋지만 탈모 부위의 살아 있는 모공을 죽이고 그나마 남아 있는 모발마저 포기해야 해 싫었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을 때마다 가발을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민 끝에 모발 이식을 결정했다.
○ 가는 모발에 V형 탈모
내 경우는 남성형 탈모 가운데 ‘V형’에 해당된다. 즉 정수리와 앞머리의 탈모가 있으면서 옆머리의 일부 부위에서도 탈모가 발생했다.
정수리의 모발 사이 간격은 정상이지만 모발이 가늘다. 모발의 굵기는 탈모에서 중요하다. 가늘어진 모발은 탈모의 신호탄이다. 모발의 직경이 절반으로 감소하면 모발의 무게는 4분의 1로 줄어든다. 75%의 모발이 소실되는 셈이다. 두피 스케일링, 내복약, 외용제, 약물 투여 등 모발이식을 제외한 모든 탈모 치료는 가늘어진 모발을 굵게 회복시키는 것이다. 모근이 사라진 부위에 모발을 생성시키는 것은 모발이식술로만 가능하다.
○ 면도하는 느낌
수술은 무려 5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진정제와 진통제를 맞고 수술대에 엎드려 기다렸다.
부분 마취한 뒤 40분간 뒷머리 모발을 1.2∼1.5cm 폭에 10∼15cm 길이로 절개해 채취했다. 마치 면도기로 면도하는 느낌이었다.
약 1000개 전후의 모낭단위를 채취한 것이다. 모발 수는 1.5배인 1500개 전후. 모낭단위는 하나의 모공에서 나오는 1∼4개의 모발과 이를 둘러싼 콜라겐 섬유까지를 포함한다.
15분간 휴식한 뒤 모발이식에 들어갔다. 바늘처럼 생긴 기구를 이용해 모근을 하나씩 심었다. 왼쪽에 가르마가 있어 오른쪽보다 더 많이 심었다.
시술이 끝난 뒤 지혈을 위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진통제 주사를 맞았다.
조 원장은 “이식된 모발은 2주∼3개월 사이에 대부분 빠지고 새 모발이 자란다”고 설명했다. 모발의 성장속도는 1개월에 1cm 정도로 눈에 보이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3cm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탈락 시기까지 고려하면 수술 후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
○ 3개월 뒤가 기다려져
모발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심은 했지만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다. 태어나서 포경수술 말고는 몸에 칼을 댄 적이 없었다. 아무리 마취를 한다 해도 아플 것 같았다. 주위에서는 보름 동안 엎드려 자야 할 정도로 고생이라고 겁을 줬다.
하지만 기우(杞憂)였다. 수술 때는 물론 마취가 풀린 뒤에도 통증은 거의 없었다. 시술 중간에 잠깐 잠을 자기도 했다. 일주일 동안 머리를 제대로 감지 못하는 것이 좀 짜증날 뿐이었다.
시술이 끝나고 거울을 보니 머리가 온통 핏방울로 울긋불긋했다. 몸서리가 처지면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모발이식을 받을 때는 너무 끼지 않는 모자를 준비하고 옷은 단추가 있는 남방류를 입고 갈 것을 권한다. 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자고.
원장과 간호사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많은 질문을 던졌는데도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줘 마음이 편했다. 지면을 통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탈모로 고생하는 주위 사람들이 내 수술의 결과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아내는 벌써 머리숱이 많아진 것 같다고 좋아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