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김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수사를 모두 마치고 사법처리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한화측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 물증과 직ㆍ간접적 증거를 확보하고, 피해자 진술 재조사 및 거짓말탐지기 조사, 현장조사,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과 D토건 김모 사장 소환 조사 등을 마무리했다.
조직폭력배 동원과 관련해서는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씨가 사건 당일 현장2곳에 있었던 사실과 사건발생 전 청년 5¤6명에게 연락한 사실까지는 밝혀냈다.
하지만 오씨가 해외로 출국한데다 청년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이들이 조직폭력배인지 확인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일단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후 계속 수사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이날 지금까지 수사결과를 놓고 검찰과 사전 구속영장 신청시점을 협의해 이르면 9일 저녁이나 10일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한화그룹 김 비서실장이 경찰에 출석해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을 청계산에 데려간 것은 맞는데 김 회장님 부자는 없었다"라고 한화측 기존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에 검찰이 보강수사를 지시할 경우 수사가 더 길어질 수 있다.
경찰은 김 회장이 청계산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했다는 직접적인 물증은 없지만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진술한 반면 김 회장 측은 "청계산에는 아무도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마지막에 `말바꾸기'를 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또 3월8일 사건 발생 시간대에 김 회장 차남과 친구 이모 씨, D토건 김모 사장 등이 청담동 G주점과 청계산, 북창동 S클럽 등 현장 3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내역을 밝혀내 피의자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밖에도 김 비서실장의 운전사 등 관련자들이 청계산에서 통화한 내역을 상당수 확보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중 흉기 등 사용 폭행ㆍ흉기 등 사용 상해ㆍ공동 감금ㆍ공동 폭행ㆍ공동 상해ㆍ업무 방해 혐의를 모두 적용하고, 단체 등의 이용ㆍ지원 조항은 조폭관련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