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에 좋아 ‘러브 애플’로 불리는 토마토가 한창이다. ‘자연한식 레시피’의 저자 김기호(45) 씨는 “토마토도 훌륭한 한식 재료”라며 5가지 요리를 소개했다. 원대연 기자
《식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궁리를 자주 한다면 당신은 요리의 진정한 멋과 즐거움을 아는 ‘요리인’이다.
빨갛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토마토란 녀석이 요즘 눈에 많이 띈다. 고양이 목에 거는 방울만한 방울토마토라는 녀석도 있다. 자고로 요리는 ‘제철에 나는 것’으로 하는 게 최고라고 했다. 게다가 토마토는 건강식품 중의 건강식품 아닌가. 그런데 토마토로 뭘 만들어 먹을 수 있지?
토마토를 이용한 요리라면 스파게티밖에 떠오르지 않는 당신을 위해 김기호(43·‘자연한식 레시피’ 저자) 씨의 두뇌를 빌렸다.
김 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한정식 집 ‘초록바구니’를 운영하면서 창의적인 한식 요리를 개발하고 있다.》
장아찌-마늘볶음 한식 재료로도 척척… 식탁의 건강지수도 UP
○ 토마토도 훌륭한 한식 재료
한식이라고 하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밥 등을 전형으로 떠올린다. 그러나 넓게 보면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우리가 만들어 먹는 음식이 한식이다. 토마토를 과감하게 한식 재료에 포함시키자.
토마토에 많은 리코펜이란 성분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토마토의 칼륨은 몸속에 있는 염분(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해 고혈압이나 순환기 질환 예방에 좋다. 더운 날씨로 인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도 최고다.
이런 토마토는 엄연한 조리 재료로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 중 하나다. 관심과 애정만 있다면 한식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김 씨는 “기름에 볶아서 반찬으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은 기름에 볶았을 때 소화 흡수가 더 잘 된다.
이렇게 좋은 토마토가 한식 재료가 된다면 우리의 건강지수도 높아지지 않을까.
○ 토마토 반찬에서 초밥 죽까지
토마토로 만드는 요리 이름을 듣자 호기심과 함께 침이 꼴깍 넘어갔다.
“토마토 죽, 토마토 초밥, 토마토 마늘 볶음, 토마토 장아찌, 토마토 두부 샐러드….”(▶조리법 참조)
토마토 초밥은 그 모양새가 영락없는 초밥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밑간을 하고 얇게 저민 토마토를 밥 위에 올린 음식이다.
토마토 마늘 볶음은 토마토와 마늘을 올리브 오일에 볶은 요리다. 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하면 훌륭한 반찬이 된다.
반찬으로 상에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토마토 요리는 토마토 장아찌. 완전히 익지 않은 토마토를 골라 묽은 간장과 식초로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토마토 특유의 향과 신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토마토 특유의 붉은 색이 그릇을 가득 채우는 음식은 토마토 죽. 이 죽은 차게 먹어도 맛있다.
○ 요리를 창의적으로 즐기기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어떻게 고안해낼 수 있을까.
김 씨는 요즘 영문판 ‘분자미식학(molecular gastronomy)’ 책을 탐독 중이다.
흔히 주방은 화학실험실에 비유된다. 음식을 만드는 작업은 결국 분자를 변형하고 이를 조합하는 과정이기 때문. 그는 조리법과 조리법, 재료와 재료 등의 다양한 조합에 관심이 많다. 식당을 연 초기에는 5년간 1만 개가 넘는 새로운 한식 요리를 만들어냈다.
머리 속에는 항상 개발 중인 요리가 들어 있다. 예상한 대로 완성되지 않으면 잠시 접어뒀다가 다른 요리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일반인들도 요리에 애정을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색다른 조리법을 연상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머리 속의 아이디어가 인터뷰 막바지에 또 흘러 나왔다.
“토마토의 속을 파내고 토마토를 그릇으로 사용해도 멋진 요리가 됩니다. 파낸 속은 샐러드 양념(드레싱)으로 활용할 수 있고….”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토마토 요리 5선
◇토마토 두부 샐러드
재료 : 두부 반 모, 방울토마토 6개, 올리브 오일 조금 양념 재료 : 된장, 멸치
1. 두부를 끓는 물에 데쳐 6등분한다.
2. 껍질을 벗겨 모양을 낸 토마토를 두부 위에 가지런히 올린다.
3. 된장 푼 물에 멸치를 넣고 끓인 장물과 올리브 오일을 듬뿍 뿌린다.
◇토마토 죽
재료 : 토마토 3개, 쌀 1컵, 물 4컵, 셀러리 조금, 오이채 조금, 올리브 오일 조금
1. 토마토를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기고 잘게 다진다.
2. 쌀과 다진 토마토, 물을 넣고 죽을 쑨다.
3. 토마토 슬라이스와 오이채, 샐러리로 장식한다.
4.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
◇토마토 초밥
재료 : 토마토 1개, 밥 350g, 소금 2분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어린 새싹 순
1.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소금, 참기름으로 밑간을 한다.
2. 밥을 한 입 크기로 뭉친다.
3. 얇게 저민 토마토를 밥 위에 올리고 어린 순으로 장식한다.
◇토마토 장아찌
재료 : 토마토 4개, 새송이버섯 중간 크기 4개, 간장 1컵, 물 1컵, 식초 4분의 1컵, 청주 4분의 1컵, 설탕 50g, 생강 조금, 마늘 5∼6쪽
1. 완전히 익지 않은 토마토와 새송이를 씻어 둔다.
2. 나머지 재료는 냄비에 넣고 한 번 끓인다.
3. 반을 자른 토마토와 버섯을 저장 용기에 넣고 끓인 장물을 식혀서 부어 밀봉한다.
4.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뒤 먹는다.
◇토마토 마늘 볶음
재료 : 방울토마토 200g, 마늘 30g, 올리브 오일 3큰술
1. 토마토를 씻어 반을 가른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갈색이 될 때까지 약한 불에서 볶는다.
3. 센 불로 바꾸고 토마토와 소금을 넣은 뒤 재빨리 볶아 낸다.
4. 접시에 담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