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최근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스파 천국이 되고 있다. 하얏트 아쿠아뷰스파의 김연숙 원장이 개발한 ’공진무’는 제주 전통 마사지를 응용해 독특하다. 사진 제공 제주 하얏트 리젠시
회사원 김수현(27·여) 씨는 최근 주말여행지로 제주도와 중국의 상하이(上海)를 놓고 고민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가격대는 엇비슷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짓이라 부담이 덜했다. 스파, 승마, 요트 등 다양한 활동도 겸할 수 있어 휴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주도가 럭셔리 여행에 맛을 들인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쉼터’로 부상하고 있다.
친구나 가족, 회사 부서별로 ‘익스트림 레포츠’ ‘참살이(웰빙)’ 등 개성 있는 여행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우수고객(VIP)용 이벤트 장소로 제주도를 택하는 기업도 늘었다.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이 우수고객을 초청해 마련한 1박2일 여행 코스와 이색 스파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 연두빛 어린 녹차 잎 따기
지난달 24일 제주 중문단지의 씨에스호텔 리셉션홀은 녹차향으로 가득했다. 30∼50대의 여성 9명이 흰색 요가복을 차려입고 가지런히 앉았다.
아모레퍼시픽이 마련한 ‘그린티 리추얼(녹차 의식)’ 여행의 시작이었다. 자사 화장품의 주 원료인 첫물녹차를 체험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첫물녹차를 수확하기 전날에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입니다.”
안수정 브랜드 매니저가 귀띔했다. 숙소도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조용한 곳이었다.
이튿날 끝없이 펼쳐진 차밭인 서광다원을 찾았다. 햇볕을 받고 삐죽이 올라온 어린 녹차 잎은 연두빛 그 자체였다. 여린 녹차 잎을 따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주부 정진향(34) 씨는 “제주도에 여러 번 왔지만 녹차수확을 체험하기는 처음”이라며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차 박물관 ‘오설록 뮤지엄’ 인근에 있는 서광다원은 초중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도 유명하다. 차밭을 거닌 후 오설록 뮤지엄 전망대에 올라 제주의 풍광을 보는 것도 좋다.
○ 특급호텔 이색 스파 다양
“제주도에는 전통적으로 마을마다 아픈 사람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체내림 할망’이 있어요. 배가 아플 때 할머니가 배를 마사지해주던 기억을 떠올리면 됩니다.”
제주 하얏트리젠시 아쿠아뷰 스파의 김연숙 원장은 체내림 할망의 손놀림에서 힌트를 얻었다. 문지르지 않고 경혈점에 진동을 가미한 마사지 법 ‘공진무(拱振舞)’를 개발했다. 제주도에만 있는 독특한 마사지다.
이제 스파는 제주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특히 여성 여행객을 겨냥해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이색 고급 스파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신라호텔의 ‘겔랑스파’, CJ나인브릿지의 ‘스위스 퍼펙션 스파’, 블랙헤드리조트의 ‘웰빙스파’ 등이 유명하다.
이중 하얏트를 찾았다. 뒤로 바다가 보이는 풀장 옆 공간에 편안히 누웠다. 공진무는 떨기부터 시작한다. 몸에 있는 죽은 기운을 떨쳐낸다며 중요 포인트를 손바닥으로 친다. 몸이 풀리는 느낌이다.
진동과 역근은 공진무의 또 다른 특징. 뭉친 근육 지점에 파동을 가해 몸을 풀어준다.
슬슬 잠이 오려는 순간, 김 원장이 무릎 관절을 꺾어 잠이 깼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여성용 참살이 여행상품
편안한 휴양을 원하는 여성을 위한 제주도 여행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 인터넷여행사 웹투어의 추천을 받아 이국적인 숙소와 렌터카가 포함된 자유여행 상품을 뽑아봤다.(가격은 2인 2박 3일 기준)
▽해비치리조트+폭스바겐 뉴비틀 오픈카(28만 원대)=6월 초 재오픈하는 해비치 리조트는 제주도 동부지역인 표선에 있다. 표선민속촌과 해수욕장이 가깝다. 야외 정원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실내외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 6000m² 규모의 리조트 레저 센터가 문을 열 예정.
▽블랙스톤리조트(60만 원대 이상)=골프 승마 요트 스파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리조트. 북제주에 있으며 빌라 스위트를 택하면 숲 속에서 조용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크루즈 여행 패키지(24만 원대)=서울에서 KTX를 타고 목포까지 내려간 뒤 고속훼리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일정. 돌아올 때에는 비행기를 탄다. 색다른 제주 여행을 원하는 젊은층에게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