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는 화학과 윤경병(사진) 교수가 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한 입자를 화학적 방법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도 정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윤 교수의 최근 논문 ‘손으로 마이크로 결정 단층막 만들기’는 세계 최고 권위 화학전문지로 인정받는 독일의 ‘앙게반테 케미’ 5월호에 실렸다.
앙게반테 케미는 윤 교수의 논문을 일반인이 새로 알아야 할 획기적인 발견이자 새로운 상식으로 설명하며 이례적으로 ‘일반인을 위한 보도자료’까지 따로 만들어 배포했다.
윤 교수는 이 논문에서 0.5∼3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제올라이트 결정을 유리판에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타일을 벽에 붙여 놓은 듯 단층으로 정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장석과 유사한 광물인 제올라이트는 장석, 울트라마린 등과 함께 지각의 65%를 구성하고 있다. 나노 크기의 입자가 삽입될 수 있는 100만여 개의 구멍이 있어 탈수제와 흡착제, 건축자재, 합성세제, 토질 개선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윤 교수는 이번 발견을 통해 더 정밀하게 만들어진 제올라이트를 원유를 정제할 때 반드시 필요한 촉매제, 세탁이 잘 되게 하는 합성세제의 함유물 등으로 실용화하고 반도체 입자들을 정렬된 나노 구멍에 집어넣어 광컴퓨터, 광통신 소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