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기다리면 ‘선물’이 있지 않겠나.”
노무현 정부 5년차. 노 대통령의 임기가 9개월 남은 상황에서 ‘다음 자리’를 고심하는 청와대 참모들과 장차관 등 정무직 인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청와대 일부 참모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겨냥한 물밑 행보를 보이고 있고, 고위 관료 출신들은 마지막까지 ‘한 자리’를 챙기기 위해 뛰고 있다.
▽내년 총선을 노려라=청와대와 국무총리실 정무직 인사들 중 일부는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선 A수석은 수도권에, B수석은 부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총리실의 일부 정무직 인사들도 지역구 탐색에 바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모는 틈날 때마다 지역구 관리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총리실 참모들의 이 같은 총선 준비 움직임은 ‘노무현 신당’ 출범을 위한 전주곡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노 대통령의 386 측근인 안희정 씨 등이 주도적으로 만든 ‘참여정부 평가포럼’에 현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에서 일했던 정무직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있다.
▽장관 대기자들을 챙겨라?=임기 말에 노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장관 대기자들을 챙겨주는 ‘밀어내기’ 인사가 수시로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벌써 관가에서는 “몇몇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은 언제든지 장관으로 나갈 수 있는 영순위”라는 하마평까지 나돌고 있다.
장관을 맡은 지 겨우 1년 남짓 된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개각에서 교체되자 “임기 막판에 장관 대기자들을 챙겨 주려는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당시 발탁된 김정복 국가보훈처장은 노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사돈이었고, 한범덕 행정자치부 2차관은 지난해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