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소비 현장에서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징후들이 보이면서 수년째 침체됐던 실물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의류업 등 아직 회복세가 미미한 업종도 많아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의 국내 매출이 늘고 있으며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매출도 증가하는 등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 매출은 올 들어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에어컨은 70%, 냉장고는 10% 정도씩 늘어났다.
LG전자의 1분기(1~3월)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19만대에 이르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996년부터 1997년 말 외환위기 직전까지 가전제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최근 새것으로 바꾸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휘발유나 정유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이찬열 SK 기획팀장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할 때 휘발유의 경우 월 평균 2, 3% 정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 등의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도 개선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월 들어 7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매출이 2% 감소한 4월에 비하면 분위기가 한결 좋아진 것.
편의점업계 대표주자 중 하나인 'GS25'도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매출이 작년에 비해 5%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자동차 의류업계 등은 아직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4월 국내 판매는 총 9만9690대로, 작년 동월에 비해서는 10.5% 늘었지만 올해 3월(10만6461대)에 비해서는 오히려 6.4% 감소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