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1분기(1∼3월)에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 14.9% 증가, 당기순이익 93억 원 흑자 전환이라는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노사가 함께한 경쟁력 향상 노력 덕분이다. 조립라인 재배치로 생산성을 높인 기반 위에서 중국 수출 확대로 차량 판매를 늘려 작년 하반기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쌍용차의 일부 근로자는 1년 전엔 일을 하는 대신 교육을 받았다. 주력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재고가 넘쳐 생산을 멈췄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는 작년 봄 한 달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노사는 작년 8월 말 전환 배치제 도입과 고용 안정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일감이 없는 라인의 근로자가 일거리가 많은 라인으로 옮겨 일하면서 생산효율을 높였다.
현대자동차는 전환 배치를 수년째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 강도가 높아진다며 반대하는 노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인기 차종 조립라인에선 일손이 모자라 허덕이며 근로자들이 잔업을 하는데도 재고가 쌓인 라인 근로자들은 교육을 받는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생산성 전쟁’을 벌이는데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 진입이 목표라는 현대차에선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올해 우리 자동차 생산은 국내 400만 대, 해외 125만 대로 연산 500만 대를 넘을 게 확실하다. 환율 하락, 국제 유가 상승에다 내수 부진과 노사관계 불안까지 겹친 상황에서 예상되는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에 만족할 수는 없다. 노사 평화를 바탕으로 친환경 자동차 개발, 부품산업 경쟁력 향상 같은 과제를 제때 풀어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1∼3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를 추월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생산방식, 차별화된 판매기법에다 노사 모두 위기의식을 강조한 결과다. 반면 노조 요구로 복지 확충에 치중한 GM은 ‘점유율 1위를 유지할 확신이 없다’는 보고서를 냈다. 연산 500만 대 시대를 맞은 한국 자동차업계는 도요타의 길을 따를 것인가, GM의 길을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