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던 그가 눈이 퉁퉁 부을 만큼 울었다.
다잡았던 우승을 놓친 슬픔이 얼마나 컸기에….
14일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미켈롭 울트라오픈 최종 4라운드.
전날 2타차 선두였던 이지영(하이마트)은 1타를 잃어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패했다.
너무 아쉬운 패배였다. 3번째 연장이 벌어진 18번 홀(파4). 이지영은 3.6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남겨뒀고 페테르센은 7m 정도 떨어진 그린과 프린지 경계에서 세컨드 샷이 떨어졌다. 이지영의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페테르센의 버디 퍼팅은 컵을 스쳐지나 30㎝ 지점에 멈춰 섰다. 이지영은 회심의 버디를 노렸지만 컵을 70㎝ 가량 지나갔다. 아쉬움에 마크도 안한 채 성급하게 파 퍼팅을 했지만 이 마저도 컵을 빗나갔다. 이지영은 어이없는 3퍼팅 보기에 고개를 떨군 반면 페테르센은 파 퍼팅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지영은 2월 필즈오픈에서 1타차 준우승을 했을 때만 해도 "더 올라갈 곳을 남겨뒀기에 만족한다"며 웃었지만 이날은 눈물을 펑펑 쏟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위(7언더파 277타)로 경기를 마친 이정연은 이지영에게 우승 축하세례를 해주기 위해 맥주 두 병을 들고 그린 주변에서 기다렸으나 뚜껑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유럽투어에서 뛰다 2003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페테르센은 노르웨이 선수로는 사상 첫 L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우승상금은 33만 달러. 이선화(CJ)와 박세리(CJ)는 공동 10위(3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