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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김낙회 사장“난 CEO가 아니라 CIO”

입력 | 2007-05-16 03:00:00


《“서프라이즈! 크리에이티브란 이렇게 놀라움을 주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기막힌 아이디어를 위한 열정이 넘치는 회사를 만들어 봅시다.”

15일 오전 광고기획사 제일기획 직원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본사로 출근하는 대신 용산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영화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김낙회(56·사진) 제일기획 사장이 실크해트를 쓰고 출연한 ‘깜짝’ 영상 메시지가 나왔다.》

이날 창사 34주년을 맞은 제일기획 창립기념식 모습이다. 김사장은 딱딱한 연설 대신 ‘아이디어’를 언급하는 짤막한 메시지로 창립기념사를 대신했다. 1월취임한 그는 제일기획 최초의 공채(2기) 출신 사장. 광고인 출신답게 그가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것은 아이디어다.

영화관람 후 기자들을 만난 김 사장은 “내가 할 일은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토양을 배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최대 2개월의 ‘아이디어 휴가제’, 넥타이와 직급을 없애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노-노(No tie, No title) 미팅’, 만화책이 구비된 휴게실 ‘크리에이티브존’ 등을 회사에 도입했다.

스스로도 e메일 말미에 ‘CEO’ 대신 ‘CIO(Chief Idea Officer)’라는 직함을 쓰고 있다.

김 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이날 ‘아이디어 중심 경영’을 선포하며 회사의 슬로건을 ‘아이디어를 위한 열정(Passion for Ideas)’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통해 현재 매출기준 세계 16위인 제일기획이 2010년까지 세계 10대 광고대행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성장 동력으로는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신규사업, 해외 사업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해외 광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광고 크리에이티브 회사인 ‘주피터’와 이달 초 업무제휴 의향서를 교환하고 앞으로 해외 광고물을 제작할 때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글로벌 핵심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아직 구체적인 대상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해외 현지 광고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