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국토안보부 국경관리관이 수백만 달러짜리 헬리콥터를 이용해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등교시켰다. 학교 운동장에 헬기가 내린 뒤 학부모들의 항의와 언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이 관리는 상사에게서 헬기 사용을 허가받았다지만 공직윤리에 적합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는 국가 재산을 잘못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2. 텍사스 주 켈리 공군기지의 한 계약평가위원회 위원은 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앞서 승인을 대가로 입찰자에게 뇌물을 요구했다. 입찰자는 국방부 범죄수사국과 접촉해 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1년간 보호관찰을 선고받았고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정신과 치료 명령도 받았다.
미국 정부 내 각종 비리 백태를 담은 사례집이 작성 부서인 국방부를 넘어 다른 부처에서도 필독서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인터넷에도 올라 있는 ‘윤리 결핍 백과사전’은 미 국방부 스티븐 엡스타인 품행기준사무국장이 5년 전 처음 작성해 매년 보완해 온 사례집이다. 국방부뿐 아니라 미 세관을 비롯한 각종 부처의 비리 사례 257건을 간결하게 정리했고 어떤 법으로 처벌받는지도 소개했다.
이 사전에 담긴 사례는 직권 남용, 뇌물 수수부터 이권 개입, 사취, 정치행위금지법 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 해군 중장은 국방 관련 용역업자의 요청에 따라 근무시간에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용역업자의 돈으로 상을 수여했다가 4성 장군 승진 심사에서 누락됐다. 이라크에 있는 미국기업 지원 담당관은 현금과 자동차, 보석, 성적 향응에 이르는 총 100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