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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사 직무평가… 결과 나쁘면 해임

입력 | 2007-05-17 02:54:00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감사(상임 비상임 포함)와 비상임이사에 대해 직무평가를 해 그 결과가 나쁘면 성과급을 깎거나 해임하기로 했다.

정부는 16일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기업·준정부기관 감사 및 비상임이사 직무수행 실적 평가계획’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재직 중인 54명의 상임감사는 2년 임기 중 매년 한 번씩 외부 전문가에게서 감사활동 내용 등을 평가받고, 그 결과는 성과급 지급률과 연임 및 해임 등 인사 판단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비상임감사(55명)와 비상임이사(442명)는 임기 중 한 번 활동 내용을 평가받고 역시 그 결과는 인사 판단의 자료로 이용된다.

예산처는 최근 ‘외유성(外遊性) 남미 출장’ 논란을 빚은 21개 공공기관 감사들에 대해서도 내년도 직무평가 과정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결성된 ‘공공기관 감사 포럼’ 소속인 이들 21명의 감사는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방문해 현지 공공기관을 시찰하고 ‘공공기관 혁신 세미나’를 하기 위해 14일 출국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출장에 이구아수 폭포 관광 등이 포함돼 외유성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일정을 취소하고 조만간 귀국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는 22일 장병완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공공기관 감사들의 ‘남미 외유’ 문제를 추궁할 예정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서울 구청장 8명도 “선진사례 배우겠다” 남미行

공기업 공공기관 감사 21명이 이구아수 폭포 등 남미로 단체출장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내 자치구 구청장 8명도 “남미의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며 단체로 남미 출장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노재동 은평구청장을 비롯해 마포 송파 성동 동대문 도봉 관악 중랑 등 8개 구청장이 11일부터 23일까지 12박 13일 일정으로 남미로 떠났다.

환경교통도시로 이름난 쿠리치바 등 브라질 도시들과 아르헨티나의 교통 및 환경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게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측이 밝힌 출장의 목적이다. 협의회 측은 “외유성 출장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청장들은 이어 칠레와 페루도 방문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칠레와 페루 방문은 비공식 일정이고, 현지 여행사가 준비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인당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경비는 각 자치구 예산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구청장과 수행비서가 함께 나간 한 구의 경우 여행 경비로 1900만 원이 들었다”고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