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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유시민 복귀 당에 영향 없다…盧도 짜증”

입력 | 2007-05-21 17:53:00

정청래의원. 자료사진 동아일보


“노무현 대통령이란 꼬리표만 떼면 유 장관 개인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에 대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촌평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하는 유 장관은 21일 장관직을 사퇴하고 당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노 대통령도 곧바로 수락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2월 10일 장관직에 취임한 지 1년3개월여 만이다.

유 장관의 당 복귀를 두고 범여권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범여권 대통합과 대선정국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초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내 친노(親盧·친노무현)-비노(非盧) 세력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2차 집단 탈당이 촉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의 소란과 달리 정 의원은 유 장관의 복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이름을 팔지 않으면 유 장관은 당에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노 대통령도 유 장관의 황당무계한 행동에 짜증을 내고 있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 유 장관이 당내 친노 인사들에게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5월 말~6월 초 당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당시, “복귀는커녕 출당시켜야 한다. 노 대통령은 간신을 물리쳐야 한다”는 등 도발적인 말로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동아닷컴은 21일 정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유시민 장관이 오늘 장관직을 사퇴하고 당 복귀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이미 저는 ‘유 장관은 99.9% 대선에 참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별로 새롭거나 놀랍지 않습니다. 이광재 의원이 ‘노 대통령의 뜻은 대선에 출마하는 게 아니라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다. 유 장관은 거역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유 장관 사퇴 선언은) 대통령의 소매를 뿌리친 것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을) 일단 거역한 것이죠.”

-유 장관이 복귀할 경우 당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봅니까.

“당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겁니다. 청와대에서 유 장관이 무슨 말과 어떤 행동을 하고 다녀도 ‘대통령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명쾌하게 정리해주면 유 장관은 바로 힘이 빠져요.”

-유 장관의 당 복귀가 대선정국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유 장관 복귀는 대선출마로 이어질 듯한데, 어떻습니까.

“유 장관이든 누구든 (대선출마는) 합법적인 권리 행사입니다. 대통령이 만류해서도 안 되죠. 그건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대통령 이름을 자꾸 팔고 다닌다는 겁니다. 어느 누구도 ‘대통령 경호실장’이라고 임명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처하고 다니며 ‘친노’ 완장 차고 행사하지를 않나…. 그게 결국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건데….”

-유 장관의 복귀가 친노-비노 세력의 결별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그건 과도한 해석입니다. 노 대통령도 자신의 의중과 상관없이 유 장관이 하고 다녀서 짜증을 많이 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노 대통령이 깨끗하게 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당내 분란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분란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말입니까.

“없죠. 유 장관 개인이 하는 일이 무슨 분란을 일으키겠습니까. 영향도 미치지 않습니다. 당에서는 관심도 없는데…. 항상 대통령을 업고 다니니까 문제죠.”

-유 장관이 영향력이 있어 보이는 건 노 대통령의 후광 때문이라는 말씀입니까.

“뭘 하든 본인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도 말씀드렸듯 대통령 꼬리표를 자꾸 달고 다니니까 논란이 되고 복심이니 정치적 경호실장이니 해서 영향력이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 장관 개인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어요.”

-범여권 통합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이후의 상황을 봐야 합니다. 그러나 유 장관이 대통령 꼬리표만 떼면 큰 영향이 없습니다.”

-유 장관이 향후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랍니까.

“이번 기회에 ‘본인정치’를 했으면 합니다. 지분정치나 완장정치 하지 말고…. ‘대통령의 뜻과 관계없이 내 정치를 하겠다. 내가 하는 건 대통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본인이 정정당당하게 밝힌 뒤 본인정치를 했으면 합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