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사브르 첫 금한국 펜싱 기대주 김정환(왼쪽)이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월드컵A급대회 사브르 결승에서 독일의 니콜라스 림바흐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김정환은 15-13으로 승리해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다. 바르샤바=EPA 연합뉴스
역경을 딛고 획득한 ‘금메달’이었다.
펜싱 사브르 세계랭킹 41위 김정환(24·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운영본부·사진)이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월드컵 A급 대회 결승에서 세계랭킹 8위 니콜라스 림바흐(독일)를 15-13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자 펜싱이 국제대회 사브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 사브르는 검으로 몸통과 팔 등 상체를 찌르는 것은 물론 베어도 점수를 얻는 종목.
이번 대회에서 김정환은 이변의 주역이었다.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솔트 넴칙(헝가리)을 15-14로 꺾은 데 이어 준결승에선 세계 7위 미하이 코발류(루마니아)도 15-14로 제쳤다.
김정환은 2005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펜싱의 유망주. 하지만 이 대회 직후 실시한 약물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메달이 박탈됐고 1년간 자격정지를 당했다. 당시 불면증 때문에 집에 있던 약을 먹은 게 화근이었다.
김정환은 지난해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서범석 경륜운영본부 감독은 홍익대사범대부속고 재학시절부터 지도해 온 김정환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05년 말부터 함께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것. 그는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 3월 불가리아 플로브디브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 3위에 오르며 부활했다.
서 감독은 “정환이는 과감한 공격이 돋보이는 선수”라며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펜싱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할 것”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