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연합뉴스
18일 임명된 프랑스 새 정부 각료 가운데 라시다 다티(41·여·사진) 법무장관에 관한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인종과 계층을 뛰어넘어 역경을 이겨내고 장관이 된 그의 인생역정 때문이다.
다티 장관은 우선 북아프리카계 출신으로 장관직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는 부르고뉴 지방의 샬롱쉬르사온에서 모로코 출신의 벽돌공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12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영세민용 공공임대주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4세 때 화장품 방문 판매원 일을 시작해 16세 때부터는 시립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다.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뜬 뒤엔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살림까지 책임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경야독 끝에 경제학 법학 학위를 연이어 땄다.
성공을 향한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1986년 알제리 대사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알뱅 샬랑동 당시 법무장관을 만나 일자리를 부탁했다. 샬랑동 장관의 추천으로 정유회사인 엘프(Elf)에 입사한 그는 회계원으로 일하면서 공부를 계속했다. 그 뒤 2년 과정의 국립사법학교에서 학업을 마쳤고 판사와 검사를 거친 뒤 2002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내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다티 장관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그(사르코지)와 함께 일하고 싶어 몇 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정말 원하는 일이었기에 계속 편지를 보냈고 결국 답장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대선 기간에 그는 사르코지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