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하고 나약하던 TV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이 진화했다.
2007년 5월, 불꽃 튀는 드라마 전쟁에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언한 김희애, 고현정, 최지우가 대표적인 주인공들. 각각 '내 남자의 여자'의 '불륜녀', '에어시티'의 '공항운영실장', '히트'의 '여형사'로 다부지게 변한 여배우 삼인방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연기하며 ‘일과 인생에 당당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순종하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였던 김희애는 참한 생머리를 볶고 노출 의상을 선보이며 상대 배우 김상중과의 욕정적인 애정신도 마다치 않았다.
드라마 출발에 '설마 김희애가…'하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극중 인물 '화영'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하며 지고지순 대명사 김희애에게 '파렴치하고 뻔뻔하다'며 손가락질 하고 있다. 김희애의 열연덕에 월화극 선두로 일찌감치 나선 '내 남자의 여자'는 대한민국 아줌마 화제의 중심에 섰다.
광고 속에서 긴 생머리를 나풀거리며 우아함을 잃지 않던 고현정 또한 헤어스타일을 단발로 싹둑 자르고 후줄근한 의상으로 잔혹 살인마를 쫓는 열혈 형사로 분했다. 머리를 짧게 자른 이유는 역시 강해 보이기 위해.
극 초반 월화드라마의 선두를 지키던 고현정은 '김수현식 불륜'을 들고 온 선배 배우 김희애에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그녀의 이미지 변신만은 성공에 가깝다.
여린 목소리로 '실장님'을 외치곤 했던 최지우 또한 이번엔 본인이 직접 실장님이 되어 돌아왔다.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인천국제공항의 운영본부실장 '한도경'으로 분해 냉정한 커리어 우먼역을 소화해 내고 있는 것. 초기 우려와 달리 의상과 헤어스타일은 물론 발음 하나하나에 촉각을 세우며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최지우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호평도 적지 않다.
청순 캐릭터를 벗지 못한 돌아온 톱스타 고소영의 '푸른 물고기'가 한자리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변화된 시류를 따라가지 못한 한 일례.
때문에 당차고 강해진 여자 배우들의 변신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6월 첫 방송되는 SBS '불량커플'의 미시 탤런트 신은경은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갖고픈 당당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해 남자에게 적극적인 육탄공세도 마다치 않는 거침없는 여성 캐릭터를 열연한다.
오는 9월에 전파를 타는 SBS 드라마 '엔젤'에서 '스크린의 여왕' 장진영 또한 매혹적인 로비스트로 분하며 '단하함'의 대명사 배우 김미숙도 동일 드라마에서 은발의 팜므파탈 모습을 선보일 예정.
‘청순’을 벗고 ‘당찬 여자’로 돌아온 대한민국 여배우들의 '무한변신'에 시청자들의 눈은 즐겁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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