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2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세 과시'에 나선다.
행사에는 범여권의 러브콜을 받아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비롯해 김근태 한명숙 천정배 의원 등 예비 대권주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정 전 의장은 통일부 장관 재임 시절의 활동상과 소회 등을 담은 저서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의 출판기념회에서 '더 많은 평화', '더 좋은 성장', '더 넓은 민주주의'를 내세워 한반도 평화와 통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측은 범여권 통합 논의 일정 등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행사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보다는 순수한 출판기념회로 준비했으나 내용에서는 사실상 대권 출정식이 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이다.
정 전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분단구조에 기생해온 군사쿠데타, 개발독재, 냉전세력은 여전히 철조망 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 페리로 연결하자는 낡은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를 우회 비판하고 "철조망을 걷어내 미래를 개척하고 대륙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참여정부 장관 출신으로,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고 과거세력, 기득권 세력 부활을 저지하는데 힘을 다하겠다"며 "기득권을 버리고 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이며 패배주의를 걷어내고 승리를 향한 도전정신으로 무장, 12월 새로운 역사적 환희를 위해 앞장서 뛰겠다"며 대권 의지를 강하게 피력할 예정이다.
특히 손 전 지사가 참석, 축사를 할 예정이어서 한반도 평화 등을 강조해 온 중도개혁 성향의 두 사람간 '정-손' 연대의 출발점이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 전 지사측은 "좋은 자리에 축하해 주러 가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선진평화연대를 위한 인물 대장정에 있어 정치인 중에서도 새 정치의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분은 언제나 환영"이라며 "정 전 의장도 함께 가야 할 대상이나 시기의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 전 의장측도 "사분오열된 범여권 통합논의의 구심점을 찾고 수구보수세력과 대치전선을 분명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행사를 계기로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가 공감대를 넓혀간다면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행사에는 우리당내 정동영계 의원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중도개혁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 열린우리당 정대철 조세형 고문과 김원기 유재건 문학진 신학용 이목희 의원, 신당 신국환 양형일 유필우 의원, 민생정치모임 우윤근 의원 등 각 정파 현역 의원 70여명과 동교동계의 권노갑 전 고문, 박태준 이한동 이수성 전 총리, 박재규 전 통일장관, 임기란 민가협 회장, 87년 고문으로 숨진 고(故) 박종철씨의 부친 박정기씨 등 정치권 안팎 인사 3천여 명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자 모임인 '정통들' 회원 200여명도 참석한다. 그러나 통합협상을 놓고 우리당과 갈등을 빚어온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이해찬 김혁규 김태년 김형주 이광재 이화영 의원 등 당내 '친노' 의원들은 불참을 통보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