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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베스트 클리닉]서울 종로구 ‘제이엠 의원’

입력 | 2007-05-23 03:00:00

제모 전용 클리닉인 제이엠의원은 환자와 결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우석 원장이 제모의 새로운 분야인 이마선 교정 수술을 위해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사진 제공 제이엠의원


“털만 다루고 털만 뽑아요”

일반 피부과서 제모 전용 클리닉 변신… 시술표준화-가격 정찰제 등 새 장 열어

“우리 병원은 정말 털만 뽑습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빌딩 18층에 있는 제이엠(JM)의원(www.e-jemo.co.kr·02-399-3737). 이 병원에는 입구를 빼고는 어떤 간판도 없다. 그러다 보니 일반 피부질환 환자들의 발걸음은 거의 없다.

“제모만으로 특화해 일반 피부병 등은 치료하지 않습니다. 제모가 필요한 분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때문에 굳이 여기저기에 병원의 존재를 알리지 않아도 되죠.” 고우석 원장의 설명이다.

제모(Jemo)의 영어스펠링을 딴 제이엠의원은 제모 이외의 다른 어떤 시술도 하지 않는 제모 전용 클리닉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특화 클리닉인 셈이다.

○ 전문 아닌 ‘전용’ 병원

제이엠의원은 서울대병원 레지던트 시절부터 레이저 기계를 연구한 고 원장의 털에 대한 집념이 밑바탕이 됐다. 1990년대 말 미국 연수 때는 레이저 분야의 최고연구기관인 하버드대 의과대 피부과 소속 웰먼연구소에서 제모용 레이저 개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피부과를 운영하던 그는 2001년부터 일반적인 피부과 의사의 역할을 버리고 털만을 다루는 제모 전문가로 변신했다.

“제모 전문을 표방하는 피부과는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여드름 등 피부질환을 치료하죠. 실제 제모수술은 몇 건 안 됩니다. 그래서 나는 제이엠의원을 제모 전문이 아니라 제모 전용 병원으로 차별화시키는 겁니다.”(고 원장)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제모클리닉을 연 초기에는 무료로 일반 피부과 환자를 치료해 준 적도 있다. 제모 외에 다른 치료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다.

“대학병원을 나와 개원을 한 것은 돈도 벌고 자기 생활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분야를 모두 다뤄서는 결코 최신 의학 수준을 따라갈 수 없죠. 그래서 한 분야만 파겠다는 겁니다.” 제모 특화를 이뤄낸 고 원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 시술과 경영의 시스템화

이 병원의 특징은 모든 시술과정의 시스템화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환자들이 ‘의사가 불친절하다’고 불평하면 단순히 ‘친절하게 환자들을 대해 주세요’라고 하지 않는다. 광화문 본점과 강남점 7명의 시술의사들에게 환자와의 상담 중 어느 시점에 어떤 식의 인사말을 해야 할지, 환자의 이름은 언제 불러야 할지 등을 미리 정해 놓는다.

또 환자의 피부타입, 털의 밀도와 굵기, 시술 부위에 따른 차이, 햇빛에 노출된 정도 등을 고려해 각 개인에게 맞는 시술 강도와 방법을 결정하는 ‘e-제모 시스템’을 표준화했다. 이 병원이 만들어낸 또 다른 시스템은 바로 비용의 정찰제다.

일부 개인 병원에서는 치료비에 대한 가격 흥정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제이엠의원은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환자들에게 아예 비용표를 제공한다. 기존 개원가의 가격시스템이 흥정 가능한 ‘재래시장식’이라면 백화점식 정찰제를 확립한 것이다.

○ 좁은 대기실 vs 큰 시술실

이 같은 병원 전반의 표준화에는 ‘환자, 원칙, 결과’ 중심주의로 가겠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털이 많거나 적다는 판단은 전적으로 환자 본인의 몫입니다. 시술의 결과가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털이 적고 많다’는 진단과 ‘수술 결과가 좋다’는 평가를 병원이 할 필요가 없죠. 시술만 잘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뜻입니다.”(고 원장)

시술 결과가 중요하다는 원칙이 확고하다 보니 이 병원에는 일반 개원 병원과 다른 모습이 많다. 우선 환자들이 기다리는 대기실보다 시술실이 훨씬 크고 여유롭다. 환자를 끌기 위한 화려한 인테리어 비용은 최소화했다.

고 원장은 “제모와 같이 반복적인 시술에서는 의사들의 정신적인 안정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대기공간을 줄이고 의사들의 시술실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제이엠의원은 제모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 원장은 매우 특이하면서도 어려운 분야인 이마선 교정을 직접 시술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