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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체계적 교육훈련 없어 근로자 도덕적 해이”

입력 | 2007-05-23 03:00:00


한국 자동차업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작업장을 기계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무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22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명지빌딩에서 열린 ‘KORUS(한미) FTA 시대의 한국 자동차산업 작업장 혁신’ 세미나에서 “현대자동차는 지속적인 자동화 추진에도 불구하고 작업자의 숙련도나 자유재량, 여유시간을 개선하지 못해 ‘기계 중심의 성장 체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은 “이 때문에 노동자는 갈수록 다기능화됐지만 회사의 생산성은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가 작업반 단위 전체 공정의 80%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작업 수준은 입사 1, 2년차 수준에서 퇴직 시까지 거의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근속연수와 직무를 연결하는 체계적인 교육훈련 제도와 임금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교육훈련의 부재는 결국 개별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와 집단 이기주의를 낳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인센티브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근로자의 불만을 해소하면서 작업자 스스로 생산 현장의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노하라 히카리 일본 나가노대 교수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작업자가 적극적으로 노동 과정에 대해 관여하도록 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작업장이 혁신과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사람 중심적인 작업 조직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