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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北댐 방류로 임진강 어업피해 되풀이”

입력 | 2007-05-23 03:00:00


봄가을이면 황복과 참게로 소득을 올리는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의 임진강 근처 어민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어구가 떠내려가는 피해를 보고 있다.

파주, 연천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17일 자정 무렵부터 이 일대 수위가 상승하기 시작해 18일 일출 직전 수위가 크게 불어나 황복잡이를 위해 설치해 둔 각망이 떠내려가고 배가 뒤집히는 피해가 발생했다.

파주시의 조사 결과 87명의 파주시 어민 중 50여 명의 어구가 떠내려가고 배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고 연천군의 어민 31명도 같은 종류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시 등에 따르면 16일부터 18일까지 임진강 일대 강수량은 55㎜로 수위에 별다른 영향을 줄 수치가 아니었다. 또 서해 조수간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리 때였지만 파주시 적성면 이북까지는 영향을 주지 않아 피해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파주시가 조사한 비룡대교 수위는 17일 밤까지 0.15m를 기록하다가 18일 들어서면서 1m가량 상승했고 연천군 군남면 임진교 수위는 17일 오후 9시 1.12m에서 18일 오전 6시 1.58m까지 올라갔다.

어민들은 이 같은 피해가 북한이 2001년 임진강 상류 지역인 황해북도 토산군에 수중보 형태의 '4월5일 댐'을 건설한 이후 5차례나 발생했다며 북한 측의 무단 방류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해 피해 발생 때는 건설교통부가 "수위가 높아진 상황과 북측의 회신으로 보아 인위적인 조작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집중호우로 인해 물이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자료를 낸 바 있다.

북한 측은 '4월5일 댐'이 수문을 갖추지 않은 수중보 형태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한 토목공학과 교수는 "수중보 형태라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중에 수문을 갖추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18일 현장조사를 한 파주시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볼 수 없어 보상도 할 수 없고, 왜 물이 불어났는지 조사할 능력도 되지 않아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파주어촌계 황인형(47) 계장은 "피해는 반복되는데 대책은 나오지 않아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임진강 일대에서는 2001년 10월 10일 첫 어민 피해가 발생한 이후 2002년 9월 1일, 2005년 9월 2일, 2006년 5월 6일에도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으로 어구와 배가 떠내려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