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23일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는 것"이라며 6월 국회에서 각종 입법안 마련 등 통폐합을 막기 위한 법적 대응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6월 국회에서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한 입법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정홍보처 폐지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통과시키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기자실 통폐합 조치의 위헌 여부를 검토해 추가 대응해 나가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6월 국회가 열리면 이를 법적으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정홍보처 폐지법안도 심혈을 기울여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취재통제는 언론의 자유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기자실 폐쇄로 실정을 덮을 수는 없다"며 "중대한 언론침해 문제를 수수방관하지 않겠다. 5월 중 빠른 시일내 국회 문광위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알권리를 거꾸로 축소시키는 것은 반헌법적 조치"라며 "노무현 정부의 독재화 경향이 드러나는 것 같아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규택 의원도 "기자실 통폐합은 노무현식 철권정치로 가겠다는 의지의 발로이자 80년대 군부세력의 언론통폐합, 보도지침보다 악랄하고 가혹한 언론통제"라며 "신문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이 낫기 때문에 차라리 정부를 없애는 게 정의"라고 비판한 뒤 대처입법 제정, 정권퇴진 규탄대회 개최 등을 제안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법적·정치적 수단을 포함한 무한 투쟁을 선포한다"며 "노무현 정부가 언론 독재자의 길을 고집한다면 입법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브리핑룸의 통폐합을 막겠다"고 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정부 부처 내에서 기자들의 취재제한을 금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양형일 대변인은 "기자실 통폐합 조치가 국민의 알권리를 축소하고 지나치게 기자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취재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법, 언론관련 법률을 검토하겠다"며 "필요하면 정파별 (입법)연대도 가능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대선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002년 당시 노 후보의 언론관을 소개하며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언론에 대한 과도한 피해의식과 비뚤어진 언론관을 가지고 있었다"며 "기자실 개편안은 언론에 대한 보복폭행"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언론개혁을 바라는 모든 단체가 이구동성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귀를 아예 닫고 자신들의 주장만 강요하는 모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