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3일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 공정한 경선관리를 하겠다"며 "국민에게 멋진 정당, 멋진 후보로 보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2004년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됐을 당시 국회의장으로 재임했으며, 열린우리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는 의사봉을 두드렸던 인물. 이후 정계를 은퇴했지만 탄핵후폭풍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정치적 `고초'를 감수해야 했다.
3년만에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장으로 `정치일선'에 복귀하면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자리의 무게를 감안해서인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당장 시급한 대선후보 등록 절차에서부터 여론조사 방식 결정에 이르기까지 양 진영의 의견이 엇갈리는 난제가 산적해 있는데다, 말 그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양 대선주자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도 해야 하는 부담 때문인 듯 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 선정이 마무리된 다음, 석가탄신일이 지난 25일쯤 경선관리위원회 첫 모임을 가지려 한다"며 "의원들과 협의한 다음에 향후 경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전 의장과의 전화인터뷰 일문일답.
-오랜만의 당직 복귀라 감회가 남다르겠다.
"이것은 정계복귀가 아니다. 내가 정계를 떠났다는 것은 현역 의원직에서 나간 것이고, 이것은 당에 봉사하는 것이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직에 임하는 것이다. 20일을 안하겠다고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승낙한 것이다. 정치 복귀라고 보기는 힘들다."
-향후 경선준비위 운영 계획은…?
"오늘 위원들에 대한 최종 결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 선정이 끝난 다음, 석가탄신일인 내일을 지나 모레인 25일쯤 첫 모임을 가질 생각이다. 모임을 통해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봐야 운영 방침을 정할 수 있다. 엄연한 협의체인데 내가 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해서 마음대로 방침을 정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한 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겠다."
-위원장으로서 각오는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 경선관리를 아주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볼 때 멋진 정당, 멋진 후보로 보이도록 하겠다."
-주자들간 경쟁이 지나쳐, 당의 분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경선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
"경선 관리에 관련한 여러 사항은 일단 회의를 마친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후보등록 시기는…?
"주자들은 되도록 빨리 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의논을 통해 적절한 시점을 정하겠다."
-두 주자들과 회동 계획은…?
"위원장 내정 이후 주자들과 만난 적은 없다. 이제는 만나야 할 것이고, 후보들과 빠른 시일 내에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