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2007 삼성하우젠컵 A조에서 예상치 못한 ‘순위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1위를 달리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2-0으로 앞서다 후반 44분과 45분 연거푸 두 골을 내줘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2위를 달리던 울산 현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 득점 없이 비기다 후반 로스타임 때 우성용의 페널티킥 결승골 덕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희비가 후반 막판에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결국 울산은 인천과 승점 19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울산 +6, 인천 +5)에서 앞서 A조 1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서 4강에 직행하는 기쁨을 맛봤다.
인천의 방승환(24)은 경기 시작 11초 만에 골을 터뜨려 1986년 4월 12일 권혁표(한일은행)가 부산 대우 경기에서 세운 19초 기록을 갈아 치우고 프로 통산 최단 시간 골을 기록했지만 막판 무승부로 빛이 바랬다.
인천은 조 2위로 6강에 올라 지난해 축구협회(FA)컵 우승팀 전남 드래곤즈와 만나게 됐다.
포항은 후반 44분 최효진이 아크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따라간 데 이어 1분 뒤 최태욱이 김광석의 패스를 받아 골 지역 정면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B조에서 일찌감치 1위를 확보한 FC 서울은 부산 아이파크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4강에 직행해 인천-전남 승자와 맞붙는다.
수원 삼성은 나드손(2골)과 안정환(1골)의 활약을 앞세워 경남 FC를 4-0으로 꺾고 조 2위(승점 17)로 6강에 올라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와 맞붙게 됐다. 수원은 컵대회 4연승.
안정환은 3월 14일 대전 시티즌과의 컵대회에서 해트트릭을 세운 뒤 무려 12경기, 70일 만에 골을 터뜨렸다. 선발로 출전한 안정환은 후반 27분 문민귀가 아크서클 왼쪽에서 띄워준 볼을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받아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2007 삼성하우젠컵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6강 시드를 받은 상태에서 12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리그를 치러 조 1, 2위가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새로운 방식으로 열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3일 전적
울 산 1-0 제 주전 북 2-0 대 구
인 천 2-2 포 항수 원 4-0 경 남
부 산 0-0 서 울광 주 0-0 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