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2만5000달러(약 1억2000만 원).
미국 뉴욕 월가 회사의 평균 연봉이 아니다. 뉴욕 시와 바로 붙어 있는 뉴욕 주 나소 카운티 소속 경찰관 2688명이 지난해 시간외수당 등을 포함해 받은 평균 연봉이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주 롱아일랜드(나소 카운티와 서퍽 카운티) 경찰들이 두둑한 봉급을 받고 있어 이곳 경찰관 시험에 지원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롱아일랜드는 뉴욕 시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중산층 주거지역. 카운티 재정이 풍부해 경찰관에 대한 대우도 좋다.
서퍽 카운티의 경찰관 초봉은 5만7811달러로 뉴욕 시 경찰의 2배에 이른다. 근무한 지 5년이 지나면 기본급 기준으로 최대인 9만7958달러까지 올라간다. 경찰관은 직업 특성상 시간외수당이 많기 때문에 상당수 서퍽 카운티 경찰은 총연봉 기준으로 1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나소 카운티도 초봉은 3만4000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근무한 지 7년이 지나면 최대 기본급이 9만1737달러로 올라간다. 시간외수당을 포함한 지난해 나소 카운티 경찰의 평균 연봉은 12만5000달러였다.
이렇다 보니 6월에 치러지는 서퍽 카운티 경찰관 채용시험에는 벌써 2만8000명이 지원했다. 합격률은 2% 미만이다. 4만 명 이상이 지원한 적도 있었다.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400달러짜리 시험 준비 강의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롱아일랜드 지역은 범죄 발생률도 매우 낮다. 범죄율이 인근 뉴욕 시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경찰관이 위험에 덜 노출돼 있다.
그래서 뉴욕 시 경찰을 그만두고 롱아일랜드 지역 경찰관 시험에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뉴욕 시 경찰을 그만두고 나소 카운티 경찰로 전직한 엘리자베스 캠포스 씨는 “여기에선 신참도 뉴욕 시 경찰로 10년을 근무한 사람과 비슷한 봉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뉴욕 시 경찰은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4년에는 635명, 2005년엔 902명이 그만뒀다. 이들 중 상당수가 연봉이 더 높은 지역의 경찰직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추산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