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 국민검증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수여식에서 "국민검증위원회는 결국 건강한 후보를 뽑는 메디컬 센터의 역할, 정치적 건강검진을 하는 기구"라며 "통증이 있는데 그것이 근육통인지, 염증인지, 심각한 골절인지, 암인지 진단해주는 건강검진 기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그렇게 해야 과거와 같은 정치공작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면역주사를 미리 놓아야 한다는 측면도 있다"면서 "그래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중요하며, 우선 위원회부터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실무적 검증을 할 수 있는 추진단을 밑에 붙여드리고, 필요하다면 독립적 사무실을 구해 보안이 유지되는 가운데 일할 수 있도록 만반의 모든 지원을 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여러 위원들과 잘 협의해 최대한 진실에 가까운 검증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며 "앞으로 검증 과정에서 자주 뵐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오늘은 간단한 인사말만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증위원들은 이날 중립서약과 함께 간단한 상견례만 마쳤으며, 29일경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검증 범위와 방법, 절차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추진단은 회계, 법률 전문가 5명쯤으로 구성할 예정"이라며 "엄정중립이 가능한 전문인사로 구성할 방침이며, 사무실은 필요하면 별도의 장소에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증위가 다음 주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양 대선주자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검증 범위와 방법 등을 둘러싸고 처음부터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검증위 자체가 중립적이라 하더라도, 검증 국면이 본격화되면 정책 위주의 검증을 주장해 온 이 전 시장측과 사생활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강도높은 검증을 주장해 온 박 전 대표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논의 과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강제 조사권이 없는 검증위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검증 국면이 본격화되고 공방이 치열해지면, 결국 양측 입장을 고려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