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에 숨겨진 사고력을 찾아라/주득선,차오름 지음/212쪽·1만 원·주니어 김영사
명화란 어떤 그림일까?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명화 속에는 선인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이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었던 화가들의 남다른 생각이 스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명화란 위대한 화가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비밀의 세계며 그 비밀로 인해 오히려 우리의 사고력을 한껏 키워 줄 수 있는 그림이다. 위대한 화가 일곱 명이 그린 명화들을 통해 이 책은 삶의 안목을 끌어올리고 그들의 놀라운 에너지를 받아들이자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비밀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열쇠는 바로 관찰과 질문이다. 그림은 쓱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입을 다물지만 꼼꼼히 관찰하면서 질문을 건네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즐거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까닭이다.
김홍도의 ‘씨름’을 보자. 공책 한 장 정도의 크기지만 이 그림은 씨름의 승자에서 그들의 신분까지 조선시대의 풍습과 선인들의 생활 모습을 상세히 담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피레네 산맥의 성채’처럼 이치에 맞지 않고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통해 르네 마그리트는 우리에게 생각하는 법을 일러주며, 대칭 문양 기법을 통해 모리츠 에셔는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결과는 또 다른 결과의 원인이 됨을 보여준다.
위대한 화가들은 모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는 특징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터 브뢰겔은 세계 최초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던 가난한 농민과 어린아이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또 ‘뜨거운 파란색’의 화가 마티스는 사람의 몸을 하나의 피부색만으로 표현한다는 데 의문을 품은 결과 색채를 해방시켰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낡은 자전거에서 황소의 머리를 봄으로써 천 개의 생각과 천 개의 눈을 가지려던 피카소는 또 어떤가?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이 책은 수수께끼나 퀴즈, 그리고 이야기 형식의 글을 통해 낯설고 힘든 그림의 세계를 흥미 있게 안내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은 깊은 사고력의 바탕이 되고 그림들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 찾기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는 일반화 능력을 길러 줄 것이다.
여느 사물과 마찬가지로 그림은 주의 깊게 바라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명화를 통해 세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물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훈련을 해 보자. 근거가 많을수록 설득력은 높아진다.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