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문대는 고시와 취업 준비로 인한 전공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조기 전공 신청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대 인문대 김창민(서어서문학) 교무부학장은 "최근 열린 학과장 회의에서 내년에 입학하는 학생들부터는 인문I(어문계열)과 인문II(역사·철학계열) 과정 모두 3학기 내에 전공 신청을 의무화하고 인문I의 학과별 정원은 고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08학번부터는 2학기 24학점을 이수한 뒤 전공을 신청할 수 있고, 3학기 36학점을 이수한 뒤에는 무조건 전공 신청을 해야 한다.
그동안 서울대 인문대는 인문I은 2학기, 인문II는 4학기를 마친 뒤 전공을 신청하게 했으나 의무 규정이 없어 전공 신청을 미루는 학생들이 많았다. 전공 신청을 미루는 학생들은 대부분 고시나 취업이 잘되는 법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인기학과'로 전과를 준비했다.
김 부학장은 "05학번, 06학번의 경우 3학년이 되서도 전공 신청을 안 한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고시나 전과 준비생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는 특정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문I의 정원을 영문과 28명, 국문과 25명, 중문과 22명, 다른 학과는 15¤16명으로 정했다. 또 전공 신청 인원이 많더라도 최대 학과 정원의 120%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인문II의 경우 전공 신청이 고르게 이뤄지고 있어 정원 제한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