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대장금’은 주인공 장금이와 민정호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사진 제공 PMC
올해 공연계 최대 화제작으로 꼽혀 온 뮤지컬 ‘대장금’이 26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창작 뮤지컬 사상 최고 제작비(60억 원), 티켓 최고 가격(15만 원) 등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아 온 ‘대장금’의 첫 공연에는 한류 열풍을 불러온 원작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내한한 해외 공연 프로모터들도 참석했다.
뮤지컬 ‘대장금’은 54부작인 원작 드라마를 2시간 30여 분으로 압축했다. 기획 단계부터 아시아 시장 및 관광객을 겨냥한 ‘한류 문화 상품’답게 1막에서는 수라간 나인들이 접시를 든 채 부채춤을 응용한 퓨전 춤사위를 선보이는 등 ‘관광 상품용 볼거리’도 등장했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무대 의상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주인공 장금이(김소현)의 노랫말처럼 “오미자의 다섯 맛처럼 때론 시고 때론 쌉싸래한 그 맛의 조화”로 극중 ‘모든 사람이 미소 짓는 맛’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반면 뮤지컬 ‘대장금’의 맛은 다소 싱거웠다. 궁중 권력을 노린 최상궁(이태원) 세력의 음모와 갈등은 강렬한 맛이, 장금과 민정호(원기준)의 사랑은 달콤 쌉싸래한 맛이 부족했다.
국내 평론가들은 “좀 더 과감한 원작 재구성이 아쉬웠다”고 지적한 반면 해외 시장 판매를 담당하는 공연 프로모터는 “예상보다 원작 드라마와 내용이 많이 달라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는 △귀에 남는 멜로디가 없는 음악적 취약점 △극의 흐름이 늘어지는 1막 △에피소드 나열식으로 이루어지는 단조로운 전개 등이 지적됐다.
뮤지컬 대장금 20자평과 별점 (★5개 만점 ☆는 반 개)거친 드라마 압축, 영양실조 수라상, 공부하세요! ★★조용신(뮤지컬 칼럼니스트)‘오나라’는 행방불명, 무대 매력 담긴 음악도 실종되다. ★★☆원종원(순천향대 교수)기획은 화제작, 대본·음악·연출은 문제작!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화상. ★★★ 이유리(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짜지도 달지도 않은 게 묘한 맛이다.★★★김일송(공연 전문지 플레이빌 편집장)한류 뮤지컬, 퓨전으로 요리되다. 한국 양념을 더 넣어야 해외 입맛 잡을 듯. ★★★☆필중연(‘대장금’의 대만 싱가포르 프로모터)뮤지컬로 재탄생한 대장금의 화려한 매력. 한국 뮤지컬의 힘은 역시 배우. ★★★★★나쓰키 다카시
(‘대장금’ 일본 수입 제작사 프로듀서)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