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만 믿었는데….”
최근 건설교통부가 혁신도시위원회를 열고 경남 진주시 등 전국 7개 혁신도시 개발계획안을 확정 의결한 것과 관련해 ‘마산시 공공기관 이전 범시민준비위원회(공범위)’ 관계자는 27일 한숨을 내쉬었다.
진주 ‘혁신도시’와는 별도로 마산에 3개의 공공기관을 따로 이전해 ‘준혁신도시’를 만들겠다던 경남도의 약속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
경남도가 정부 방침과 다른 태도를 취하며 1년 반 동안 갈등을 빚어 오던 준혁신도시 논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개발계획안 확정=23일 공공기관 배치와 개발사업을 구체화한 혁신도시계획안의 통과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쳐 도시별 여건에 따라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차례대로 착공에 들어가 2012년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된다.
시도별 지역 특성과 이전 공공기관의 특징에 따라 콘셉트도 설정했다.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406만3000m²에 조성될 혁신도시의 콘셉트는 ‘혁신 감성이 어우러진 도시’. 1만3400가구, 인구 3만9000명 규모로 1조2300억 원이 투입된다.
대한주택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12개 기관이 입주할 예정.
▽경남도, 마산시 반발=경남도는 27일 “정부의 개발계획안을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는 28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건교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법적 대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한국시설관리안전공단 등 3개 기관의 마산 개별 이전을 계속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공범위도 25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29일부터 경남도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또 대정부 규탄 성명 발표와 함께 ‘혁신도시 개발계획 승인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공범위는 17일 개별 이전 추진과 관련한 경남도의 관련 서류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하고, 김태호 경남지사에게 준혁신도시 문제를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경과=경남도는 2005년 10월 31일 “진주 혁신도시에는 9개 기관, 마산 준혁신도시에는 3개 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교부는 “관련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고, 경남도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개별 이전이 가능하다”며 맞서 왔다.
마산시와 진주시의 갈등은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번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