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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군반환 공여지개발 명과암

입력 | 2007-05-29 03:03:00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개발이 정지돼 있던 경기 북부 지역에 4년제 대학이 8곳이나 생긴다. 첨단산업단지 12개가 새로 조성되며 미군기지에 가로막혀 체증을 빚던 의정부시 도심에는 도로가 시원하게 뚫리고 공원이 생긴다. 반환되는 주한미군 공여지에 대한 개발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전국에서 반환될 예정인 공여지 5384만 평 중 경기 북부에는 4379만 평이 집중되어 있다. ‘안보’에 자리를 내줬던 ‘개발’이 부상하면서 낙후된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발 계획과 그 실현성에 대해 상하로 나눠 짚어 본다.》

“대학-첨단산업 유치”… 지역 발전 기대감

경기도가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반환공여지 개발과 공여지 주변 지역 개발로 나뉜다. 경기도는 각 자치단체의 의견을 종합해 올해 초 행정자치부에 공여지와 그 주변 지역의 개발계획을 제출했고 행자부는 다음 달 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의정부시=의정부시 금오동 일대의 캠프 카일과 시어스에 경기 북부 광역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행정, 경찰, 법원, 검찰, 소방, 교육 등 경기 북부를 관할하는 각 기관이 현재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 이들 기관이 한자리에 들어설 수 있도록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의정부 도심 한복판 의정부동에 자리 잡은 캠프 홀링워터에는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도로를 개설하고 공원 2곳을 짓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고산동, 용현동 일대의 캠프 스탠리에는 광운대 산학연 클러스터와 연계한 광운대 캠퍼스, 종합체육시설, 체육공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그 뒤편으로 수락산 자락과 연결되어 수려한 경관이 장점.

▽파주시=가장 발 빠르게 개발계획을 추진해 온 지역이다. 2005년 말 관내 모든 미군 기지가 떠난 상태로 대학 유치 등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월롱면 영태리의 캠프 에드워드 일대에 이화여대 캠퍼스가 조성될 예정. 올 하반기부터 공여지 주변 사유지에 대해 보상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번 국도인 통일로와 접해 있고 자유로 접근성도 좋다. 경의선 복선전철 공사도 마무리 단계.

문산읍의 캠프 자이언트에는 서강대가 캠퍼스를 짓기 위해 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이 땅에 미니어처, 밀랍인형 전시장, 캐릭터 하우스, 뮤지컬 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캐릭터 파크 조성 계획이 있다.

▽동두천시=전임 시장이 구속돼 1단계 계획에는 주요 반환공여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포함시키지 못했다. 420만 평인 보산동 일대 캠프 케이시의 반환시기가 반환공여지 중 가장 늦은 2011년으로 예정된 점도 개발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2008년 반환 예정인 광암동 일대 짐볼스 훈련장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대학, 복지시설, 레저시설을 짓겠다는 계획만 잡혀 있다.

▽하남시=천현동 일대의 캠프 콜번에 도시공원을 조성해 청소년수련원과 환경교육원, 체육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개발제한구역에 따른 규제가 예상되지만 국도 3호선과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파주시 “허준 묘 주변을 약초마을로”▼

특별법에 따른 공여지 개발이 현실화되자 각 자치단체는 지역 실정에 맞는 이색 사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포천시는 해외에서 이주해 온 외국인이 늘어나는 지역 실정에 맞춰 국제교류센터(외국인종합복지관) 건립을 공여지 주변 지역 개발사업에 포함시켰다. 국제결혼 여성쉼터, 국제어학당, 입양인 교류센터, 상담소 등을 갖출 예정이다.

파주시는 민통선 내인 군내면 백연리 캠프 그리브스에 남북교류협력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통일에 대비해 남북회담장,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려고 한다. 역시 민통선 내인 파주시 진동면 허준 묘 주변에 ‘약초마을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허준의 묘’라는 사적을 기반으로 청정지역인 주변에 약초를 재배해 농가 소득을 늘리는 한편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평군은 을미의병의 최초 거병지라는 점을 부각해 지평면 월산리 일대에 ‘지평 을미의병 공원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의병기념관, 사당, 복원 생가, 기념탑 등을 갖출 예정이다.

경기도 특별대책지역과 한배수 과장은 “온갖 규제에 막혀 있던 공여지역 자치단체들이 그동안의 숙원사업과 지역 특색 사업을 봇물처럼 쏟아 내고 있다”며 “예산 확보와 규제 철폐를 통해 개발계획이 현실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