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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삼성, KCC 간판 이상민을 어찌할꼬?

입력 | 2007-05-30 03:01:00


프로농구 KCC의 연고지 전주는 관중의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최근 3시즌 동안 평균 관중은 4379명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홈경기 때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런 관심의 중심에는 바로 ‘컴퓨터 가드’ 이상민(35)이 있다.

이상민은 최근 올스타전 인기투표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전주 관중의 80∼90%는 아마 상민이를 보러 오는 팬일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1995년 연세대 졸업 후 줄곧 한 팀에서 뛰고 있는 이상민은 대표적인 연고지(프랜차이즈) 스타다. 이상민도 평소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이상민을 KCC가 서장훈 영입에 따른 보호 선수 3명에서 제외하면서 이상민이 자칫 삼성으로 팀을 옮겨야 될지도 모르게 됐다. 서장훈 추승균 임재현을 보호 선수로 묶은 KCC는 28일 밤 구단주가 이상민을 직접 만나 이런 사실을 통보하며 ‘간판 스타’ 달래기에 애썼다.

서장훈을 KCC로 보낸 삼성은 31일 정오까지 이상민과 현금 4억7000만 원을 받거나 현금만 14억1000만 원을 받는 두 가지 카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결정권을 쥔 삼성은 고민에 빠졌다. KCC의 ‘얼굴’에 해당되는 이상민을 받아들이는 게 여간 부담이 되는 게 아니다. 벌써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상민의 삼성행을 반대하는 댓글이 수백 건에 이를 정도다. 삼성에는 이상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가 많아 전력 향상에도 그리 큰 보탬이 안 된다. 삼성에 큰 실익이 없는 이상민 대신 연간 구단 운영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금을 한번에 챙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KCC가 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상민을 보호 선수에서 뺀 것은 실제로 삼성이 지명할 가능성이 적다고 기대해서지만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욕을 부렸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이제 ‘칼자루’는 삼성으로 넘어갔다. ‘에어컨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상민을 둘러싼 논란은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