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홍기택(사진)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한나라당의 경제 분야 정책토론회를 지켜본 뒤 “후보들이 경제 관련 공부를 했지만 철학이 없어 깊이가 부족했다”고 총평했다. 홍 교수는 “정당 최초의 정책토론회라는 점에서 관심 깊게 지켜봤고 후보들의 간판 공약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다”며 토론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후보들에게 전적으로 토론 진행을 맡기다 보니 한반도 대운하만 집중적으로 거론됐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공약을 심층적으로 검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경제 분야의 강점을 내세워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했고 차분하게 말하면서 토론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미지를 강조한 나머지 자신의 공약이 기업과 가계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며 “과학비즈니스도시에 대한 구체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기조발제와 마무리 발언에서 원칙과 3가지 주요 정책을 강조하며 본인의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토론에 들어가면 좀 더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되는데 기조발제에서 했던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친 아쉬움이 있다”며 “‘줄푸세’ 등 일부 단어를 지나치게 반복해 깊이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