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다롄(大連) 동남쪽 38마일 지점 해상에서 충돌한 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와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金盛)호는 모두 안개 속 안전 운항을 소홀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김종의 심판관 등 해양수산부 조사단 3명은 22~25일 중국 현지에서 골든로즈호 침몰 사고를 조사한 뒤 30일 이 같은 내용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두 선박의 항적(航跡)기록 등을 종합한 결과 사고 당시 안개가 짙게 끼어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300~400m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두 선박은 레이더로 상대 선박의 동정을 파악하는 일을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또 운항 속력을 줄여야 하는데도 평상시와 같은 속력을 유지하는 등 '안개 속 항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개 속 항법은 국제해사기구(IMO)가 1972년 채택한 국제해상충돌 예방규칙 중 하나다.
김 심판관은 "중국 측 조사 자료와 골든로즈호 선장의 사체가 발견된 위치 등을 감안할 때 안개가 짙게 낀 상황에서도 두 선박의 선장들은 선박을 직접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안개 속 항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중국 측이 주장하듯 쌍방과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두 선박의 과실 유무 및 비율은 골든로즈호에 대한 수중촬영 결과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 뒤 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