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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빼고 칸서 가장 주목받은 여배우는? 아시아 아르젠토

입력 | 2007-05-31 09:29:00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3편의 영화에 출연해 가장 많이 레드카펫을 밟은 이탈리아 여배우 아시아 아르젠토. 칸=연합뉴스


올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레드 카펫을 밟은 여배우는 이탈리아의 아시아 아르젠토(32). 국내 영화팬들에겐 이름이 낯설지만, 현재 한국에서 상영 중인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루이 15세의 육감적인 정부 뒤바리 백작부인으로 나오는 바로 그 여배우다.

아르젠토는 칸에 선보인 3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영화제 주무대인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 카펫을 세 차례나 밟았다. 비경쟁부문 초청작인 올리비에 아세야 감독의 ‘보딩 게이트’(프랑스)와 아벨 페라라 감독의 ‘고 고 테일스’(미국), 경쟁부문에 초청된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오래된 정부’(프랑스)에 출연한 것.

그는 ‘보딩 게이트’에선 홍콩을 방황하는 프랑스 창녀로, ‘고 고 테일스’에선 맹견과 진한 키스도 마다않는 뉴욕 스트립댄서로, ‘오래된 정부’에선 19세기 초 파리를 무대로 프랑스 귀족과 사랑을 나누는 스페인 출신 정부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올해 칸 영화제를 거칠고 두려움 없는 여배우들의 축제였다고 평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올해 ‘축제의 여왕’은 단연 아르젠토였다. 짙은 눈썹에 도발적 눈매, 육감적 입술. 탄력 있는 몸매를 지닌 그는 내로라하는 영화계 대가들이 잇따라 구애할 만큼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는 재주를 지녔다. 특히 ‘오래된 정부’에서 도발적이면서도 우수에 찬 연기는 ‘오리지널 신’의 앤젤리나 졸리를 능가할 관능미를 보여주었다. 마치 스페인 화가 고야의 ‘옷 입은 마야’와 ‘나체의 마야’가 살아난 듯 보였다.

실제로 그는 여러 측면에서 ‘흑발의 앤젤리나 졸리’라 불릴 만하다. 우선 졸리와 같은 75년생. 졸리가 성격파 배우 존 보이트의 딸이라면 아르젠토는 공포영화 감독으로 유명한 다리오 아르젠토의 딸이다. 첫 영화출연이 졸리가 일곱 살, 아르젠토는 아홉 살 때였으며 출연작이 각각 40편 안팎에 이른다는 점도 닮았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성격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젠토는 ‘보딩 게이트’ 시사회에서 레드카펫을 밟을 때는 검정 원피스, ‘고 고 테일스’ 때는 하얀 드레스, ‘오래된 정부’ 때는 검정 바지에 하얀 윗옷을 입고 도발적 포즈로 나타나 카메라 기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오래된 정부’의 기자회견에서는 그의 상대역으로 영화에 처음 출연한 미남배우 퓌아드 에 아투와 진한 키스를 나누다 “나도 키스해 달라”는 사진기자에게 달려가 깜짝 키스를 선사하는 돌출행동을 펼치기도 했다.

칸=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