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을 즐기는 젊고 활기찬 대통령, 명품 옷을 잘 소화해내는 아름다운 영부인, 귀여운 자녀들.
늙고 점잖았던 자크 시라크에 이어 16일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한 니콜라 사르코지(52)의 가족이 젊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로 '프랑스의 케네디가'로 불리며 유례없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달리 그칠 줄 모르는 정력을 과시한다. 취임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베를린 브뤼셀 마드리드를 방문하고 수많은 국내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왕성한 행보를 보여 '듀라셀 토끼'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이키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엘리제궁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각료나 기자들에게는 'vous(당신)' 대신 'tu(너)'라고 부른다. "천박하다"며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열정적이고 전통을 거부하는 사르코지가 '뉴 프런티어'를 주창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처럼 프랑스 개혁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2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65%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보수신문 피가로는 25일 '사르코지 스타일이 프랑스인들을 매혹시키다'는 제목의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91%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역동적이며, 85%는 현대적이라고 답했다.
전직 모델로 극적인 연애담의 주인공인 세실리아(49) 영부인도 재클린 케네디와 비교된다. 패션잡지 엘르는 세실리아와 재클린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뒤 "두 사람 모두 자연미인으로 무엇을 입어도 잘 소화해낸다"는 디자이너 소니아 리켈의 평가를 전했다.
프랑스 언론인들은 대통령 가족에 대한 뜨거운 대중적 관심에 대해 대통령직의 '대중화' 혹은 '탈신성화'라고 부르며 이 같은 변화가 프랑스에 가져다줄 득실을 따지고 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천박한 졸부 같다"며 "케네디가 아니라 (뇌물수수와 탈세 혐의로 법원을 들락거렸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에 가깝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