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거리공연의 역사는 존재한다. 조선시대 마당놀이만 봐도 그렇다. 사대부 양반문화와 달리 쾌활함과 자유로움이 넘쳐나는 거리공연이 즐비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명맥만 유지한다. 그나마 전통 거리공연은 이미 사라졌다. 명절 때마다 관심을 끄는 마당놀이는 거리가 아닌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거리공연이 성황을 이루는 곳은 유럽이다. 1960, 70년대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거리예술만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도 많다. 프랑스에만 전문단체가 1000개가 넘는다. 한국의 거리공연 전문단체는 10개 안팎. 수치로만 봐도 엄청난 차이다.
유럽의 거리공연이 발전한 것은 거리공연을 ‘문화민주화’라는 시각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실내공연은 국민의 10%가량만 보지만 거리공연 관람 비율은 30%가 넘는다. 예술은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즐기는 것이라는 정신이 거리공연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지방 도시의 적극적인 노력도 한몫 했다. 거리공연의 메카인 프랑스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2개의 거리공연 축제가 있다. 프랑스 중부 오리야크 시에서 열리는 ‘오리야크 국제거리축제’와 샬롱쉬르손 시의 ‘샬롱 거리예술축제’(사진)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두 축제의 성격은 약간 다르다. 오리야크 축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참가 제한이 없다. 매년 8월 넷째 주 400여 개의 극단이 참여한다. 프로의 수준 높은 공연부터 아마추어 공연까지. 오리야크 시민의 5배가 넘는 15만 명의 관객이 몰려 도시는 ‘문화 난장판’이 된다.
반면 샬롱 축제는 기준이 엄격하다. 7월 셋째 주의 공연에 참가하려면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나흘간 30편의 공식극단 작품과 130편 내외의 비공식극단 작품만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제대로 된 공연 환경을 마련하려는 의도다. 이 때문에 같은 거리공연 축제라도 오리야크와 샬롱의 축제는 보는 재미가 다르다.
과천한마당축제의 조동희 기획홍보실장은 “거리공연의 매력은 최대한 상업성을 배제한 열린 순수예술이라는 점”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예술가, 시민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축제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