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 화장도 가볍게.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여심은 설렌다. 베이지 리넨 원피스 안에 옆으로 퍼지는 샤 스커트를 입어 더욱 풍성해 보인다. 원피스 에트로, 목걸이 이에스돈나, 실버 스트랩슈즈 더 슈, 밀짚모자 액세서라이즈. 아래쪽 맨 위 사진 페미닌 로맨틱 룩의 노란색 골지 니트는 타스타스, 시폰 스커트는 리에스터리스크, 뱅글과 가방 에트로. 가운데 캐주얼 룩의 흰색 시폰 블라우스와 금색 니트 볼레로는 잇미샤, 목걸이 타임, 청바지 어나더 에디션, 숄더백 에트로, 핑크슈즈 나인웨스트. 매니시 룩의 검은색 시폰 블라우스와 바지 모조에스핀, 긴 조끼는 마인, 귀걸이와 시계는 헤리메이슨, 가죽 웨지힐 나인웨스트. 모델=양정원, 헤어&메이크업=라뷰티코아, 스타일리스트=김은형, 장소=메이필드호텔. 원대연 기자
여름엔 반짝이는 듯 윤기나는 가벼운 화장이 트렌드다. 화장품 브랜드 맥의 김단형 메이크업아티스트는 촉촉한 메이크업베이스용 크림을 쓰고 눈가를 밝게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아래 사진은 그가 추천한 반짝이는 메이크업 제품. 피지 분비를 줄여주는 프라이머와 펄이 있는 스트로브 크림, 수분 스프레이, 파운데이션용 붓 등이다. 모델=박건. 원대연 기자
《‘샤방샤방.’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지만 대중가요에는 나오는, 젊은 세대의 신조어다. 사랑스럽고, 빛나면서 하늘하늘한 그 무언가를 표현한다. 음식에서 패션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쓰인다.
올여름 젊은 여성들이 꿈꾸는 패션 키워드는 역시 ‘샤방샤방’. 용어에 걸맞게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여름 패션을 완성하려면 바람에 날릴 듯한 가벼운 소재의 옷과 반짝이는 얼굴, 즐거운 마음가짐이 필수다.
여름에는 과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챙겨서 무겁지 않게 연출해야 한다. 화장도 마찬가지. 너무 많이 바르면 땀과 뒤섞여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패션도 화장도 가볍게. 가벼움의 아름다움을 깨달아야 ‘샤방샤방한 여름’을 맞을 수 있다.》
○ 날아갈 듯한 옷차림
시폰, 오간자, 리넨…. 여름은 옷가지 수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소재 자체의 무게가 달라진다. 메릴린 먼로의 스커트가 괜히 통풍구 바람에 날린 게 아니다. 얇은 소재는 바람에 따라 미묘하게 흔들려 여성스럽고 섹시하다.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채림의 패션을 맡았던 스타일리스트 김은형 씨와 함께 △페미닌 로맨틱 △캐주얼 △매니시 룩(manish look·남성복 같은 여성복)의 세 가지 콘셉트별로 여름 패션의 가벼움을 풀어봤다.
▽페미닌 로맨틱 스타일=가벼운 여름 소재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대표적이다.
김 스타일리스트는 “노랑 핑크 시폰 원피스나 자연스러운 리넨 소재의 원피스는 누가 입어도 여성스럽고 로맨틱하다”고 설명했다.
귀여운 공주처럼 원피스 자락이 옆으로 퍼지길 원한다면? 김 스타일리스트는 ‘샤 스커트’를 원피스 안에 입을 것을 권했다. 발레리나의 ‘튀튀’처럼 빳빳하게 옆으로 퍼지게 돼 있는 스커트다. 동대문시장 등에서 5000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사진 속 모델은 리넨 베이지 원피스(에트로) 안에 검은색 샤 스커트를 입어 풍성해 보인다. 일부러 끝자락이 보이도록 길게 내려 입었다.
▽캐주얼=편안한 청바지에 여성스런 시폰 소재를 매치하고 싶다면 밝은 색을 택하자. 하늘하늘하면서 편안해 보이는 매력이 있다.
김 스타일리스트는 청바지에 흰색 시폰 블라우스(잇 미샤), 진주와 골드 체인이 어우러진 긴 목걸이를 제안했다. 여기에 금사로 짠 볼레로를 더하면 비즈니스 캐주얼로도 적합하다.
▽매니시 룩=매니시 룩은 무겁다. 블랙&화이트를 기본으로 남성적이고 강한 선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무거운 매니시룩과 가벼운 여름 소재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두 스타일의 ‘대표 주자’를 같이 입어보자. 날아갈 듯한 노란색 시폰 원피스에 검정 재킷(모조에스핀)을 입는 식이다. 검정 재킷은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화려한 색깔의 원피스에는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까. 김 스타일리스트는 “금색과 은색 샌들은 어떤 의상과도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블랙&화이트로도 날아갈 듯한 매니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검정 반바지에 검정 시폰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긴 흰색 조끼를 입는 식이다. 리본은 묶지 말고 넥타이처럼 매면 세련돼 보인다.
○ 날아갈 듯한 화장
‘쌩얼(화장 안 한 맨 얼굴)+물광(물기를 먹은 듯 반짝이는 피부)’.
올해 메이크업 트렌드는 두 가지 낯선 용어가 지배한다. 맨 얼굴 같으면서도 ‘광’이 나야 한다는 것.
자연스럽게 빛나는 피부를 표현하려면 당연히 기초공사를 튼튼히 해야 한다. 매끄러운 피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 인기가 높아진 아이템은 ‘프라이머’. 프라이머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르기 전에 모공을 메워주고 피부결을 정돈해 준다.
메이크업 베이스는 수분크림과 펄이 들어가 자연스럽게 피부를 빛나게 하는 제품을 쓰는 게 좋다. 맥의 ‘스트로브 크림’과 라네즈 ‘쉬머링 멀티크림’이 대표적이다.
뷰티칼럼니스트 강윤주 씨는 “맥의 스트로브 크림은 스킨케어처럼 촉촉한 느낌이 돋보이고 라네즈 쉬머링 멀티크림은 윤기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데이션은 브러시로 바르는 게 좋다. 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단형 씨는 “손이나 스펀지로 바르면 양 조절이 어려워 얼굴에 골고루 발라지지 않는다”며 “파운데이션용 브러시는 천연섬유 끝에 인조섬유가 달려 있어 탄력이 뛰어난 것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브러시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적정량만 골고루 얼굴에 발라진다는 것.
파운데이션 양은 펌프 한 번이 적당하다. 잡티를 많이 가려야 할 때는 두 번까지도 괜찮다.
“얼굴의 전체 인상은 ‘눈가’가 좌우해요. 눈가만 밝게 표현해 줘도 빛나는 얼굴이 됩니다.”
김 씨는 윤기 메이크업에선 무엇보다 눈가 표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눈가 주변에는 멜라닌 색소가 많아 조금만 피곤해도 눈 밑이 거뭇거뭇해진다.
그는 화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잡티를 가려주는 제품인 컨실러를 눈가에 덧바를 것을 제안했다. 굳이 ‘아이 브라이트너’를 사지 않아도 밝은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
기초화장을 꼼꼼히 했다면 파우더는 피지 분비가 많은 이마와 코 부분만 터치할 것을 권했다. 파우더를 얼굴 전체에 바르면 건조해 보여 반짝이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잔주름이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다.
여름에는 펄이 들어 있는 파우더를 쓰면 좀 더 반짝이는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뷰티칼럼니스트 강 씨는 프라이머와 수분 스프레이, 하이라이터를 적절히 사용할 것을 권했다. 강 씨는 “수분 스프레이를 파운데이션 전에 뿌리면 촉촉해 보인다”며 “마지막에는 하이라이터로 T존 부위와 광대뼈 등 일부분만 빛나게 표현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