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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대운하 공방 '점입가경'

입력 | 2007-06-01 12:55:00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둘러싼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의 공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이 사흘째 운하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가운데 이 전 시장측 역시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한 뒤 공세 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는 것.

이 전 시장측은 1일 캠프회의를 갖고 대운하추진단장인 박승환 의원과 박형준 대변인 등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그간의 문제제기와 관련한 적극 해명과 공세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승환 의원은 "이틀에 걸쳐 박 전 대표측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것"이라며 "대운하의 경제성과 환경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운하의 B/C비율(비용편익분석,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봄)이 0.05에서 0.24 사이라는 박 전 대표측 주장에 대해 "산업연관효과를 감안한 B/C비율은 분명 2.3이라는 수치가 나왔다"면서 "운하소요시간을 20~30시간으로 추정하면 비율이 최소한 1.5는 된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또 "독극물 유출을 이야기하는데 운하에 그런 물질을 운반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운하에 배가 뒤집힌다고 하는데 이는 비행기가 추락할 것을 염려해 비행기 타지 말라는 논리와 흡사하다"며 "오염원을 차단하고 오염돼 있는 사항을 준설하면 수질은 확실히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본인은 인천에서 조찬특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의문나는 것을 서로 토의를 통해 국민에게 알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박 전 대표가 사실상 거부한 '맞짱 토론'을 거듭 제의했다.

진수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남이 써준 원고로 하는 토론이 아니라면 '맞짱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대리인을 앞세워 정책검증을 한다며 일방적인 흠집내기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공개토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은 공식적인 추가 문제제기는 자제하는 대신, 우선 이 전 시장측 반응을 지켜보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개별 의원들의 거침없는 운하 비판은 계속됐다.

유승민 의원은 "우리가 이틀간 문제제기 한 것에 대해 이 전 시장측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정책을 이야기하는데 자꾸만 정치공세라고 비판만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의 B/C 비율이 최소 1.5 이상이라는 반박에 대해선 "자료를 내놓고 계산해 보면 간단하게 끝날 일"이라며 "운송시간이 24시간이냐 60시간이냐, B/C비율이 0.05냐 2.3이냐, 뒤집힐 사고 위험은 없는 것이냐, 이중수로는 무엇이냐 등을 정치적 싸움으로 몰아가지 말고 정책적으로 따지면 된다. 우리측은 어떤 자료도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일차적으로는 환경과 경제 두가지 분야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쟁점은 더 많다"면서 "당장 한강이나 낙동강에 교량이 수도 없이 많은데, 운하를 만들면 컨테이너 선적 높이에 따라 다리를 몇 개나 고쳐야 하는지 그런 비용도 전혀 추계가 안됐다. 본인들은 40㎞ 터널만 공사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배가 다니기 위해서는 전체 운하에 대한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전날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양자 '맞짱토론'과 관련해서도, "할 필요가 있느냐. 이 전 시장이 필요한말을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혜훈 의원도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을 정치공세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면 진지한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이 전 시장측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경우 12년 동안 준비했다는 운하가 결국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몰아 붙였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