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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8번 `이유없는' 전보발령…법원이 구제

입력 | 2007-06-01 15:22:00


정당한 이유 없이 3년동안 다른 부서와 지역 등으로 8차례나 전보 발령된 근로자가 법원에서 구제를 받았다.

K사 3급 직원이었던 김모 씨는 2003년 3월 대전지사 영업부에서 근무해 오다가 그 해 5월 대전영업국 서비스판매 전담팀으로 전보된 뒤 7월에는 업무부진자로 찍혀 천안으로 갔고 9월에 또 다시 상품판매 팀으로 전보됐다.

회사는 김씨를 그 해 12월 다시 보령영업소로 전보시킨 뒤 이듬해 3월에는 직원들과 불화가 심하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로, 이후에는 수원과 평택 등지로 전보되는 등 3년동안 8번 회사 부서와 지역을 옮겨다녀야 했다.

김씨의 근무지는 당초 대전이었으나 전보발령으로 근무지만 6차례 옮겨야 했고 30여년간 사무직으로 일하다 기술직으로 전보조치 되기까지 했다.

회사는 김씨의 전보발령에 대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업무상 필요에 의해 조치했다고 했으나 김씨는 명예퇴직을 강요하기 위한 부당한 목적으로 전보발령이 이뤄졌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박기주 부장판사)는 김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전직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 내린 8차례의 전보발령은 무효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에 대해 3년간 8차례의 전보발령이 이뤄졌고 그 중 1년8개월동안 7번의 전보발령이 내려져 근무지와 담당업무가 바뀌면서 원고로서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상필벌제도의 시행목적은 성과와 역량에 따른 차별적 인력운용을 통한 인력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을 도모하는 것이나 영업업무를 담당하는 원고를 연고지가 아닌 곳으로 전보발령하는 것은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나 업무 생산성 향상과는 거리과 멀고 원고와 협의도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30여년간 사무직에 종사해왔는데 동의도 없이 기술직으로 전보조치됐고 인사규정이나 단체협약 등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업무상 필요성이 크지 않은데 반해 원고에게는 큰 생활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사측의 전보발령은 "이유가 없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