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비 가운데 해외 지출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국내 지출액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체감경기 부진은 이런 해외 지출 급증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가계의 해외 소비 지출액은 4조63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거주자 및 비거주자 가계의 국내 소비 지출은 3.6%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계의 연간 해외소비 지출 증가율은 △2004년 19.9% △2005년 22.5% △2006년 17.5%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계속 두 자리 수의 증가세다.
해외 소비의 주요 항목은 주로 여행경비, 유학비, 의료비 등이다.
올 1~4월에 해외여행과 유학 관련 경비로 해외로 지출된 자금은 총 65억7520만 달러(약 6조1149억 원)으로 작년 동기(同期) 대비 19.5% 증가했다.
특히 해외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신용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1분기에만 14억1000만 달러로 작년 1분기보다 34.3%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내소비 지출은 통신과 의료보건 분야에서는 5%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교육, 음식숙박, 식료품 등에서는 1%대의 증가율을 보이는데 그쳤다.
한은 측은 "가계의 해외소비 지출이 모두 국내 소비로 전환되면 2000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추정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