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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苟得其養), 無物不長

입력 | 2007-06-04 02:59:00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화초를 기르고자 하지만 잘 안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화초와 자기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성을 들여 기르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실행한다면 일반적인 정도에는 도달할 수 있다. 그림을 배우고자 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도 자신에게 그림 그리기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차곡차곡 그림 그리는 것을 배워 가면 언젠가는 일반적인 수준에는 도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세상의 모든 사물은 기르면 자라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물의 원리이다.

‘苟得其養(구득기양), 無物不長(무물불장)’이라는 말이 있다. ‘苟’는 ‘만약, 진실로’라는 뜻이다. ‘만약’과 ‘진실로’라는 의미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 계통의 의미이다. ‘만약 ∼한다면’이라는 말은 ‘진실로 ∼한다면’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得’은 ‘얻다’라는 뜻이다. ‘養’은 ‘기르다, 성장시키다’라는 뜻이다. ‘養蜂(양봉)’은 ‘벌을 기르는 것’이며, ‘養魚(양어)’는 ‘물고기를 기르는 것’이다. ‘養生(양생)’은 ‘잘 길러서 살아가게 하는 것’을 뜻한다. ‘無物’은 ‘사물이 없다’라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는 ‘物’의 뒤에 나오는 말이 ‘物’을 수식하게 되어 있다. ‘長’은 ‘자라다’라는 뜻이다. ‘成長(성장)’은 ‘이루어 자란 것’을 나타낸다. ‘長成(장성)’은 ‘자라서 이루어진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成長’은 ‘키가 자라는 것’ 등에 사용되고, ‘長成’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을 나타낸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苟得其養, 無物不長’은 ‘기르는 행위를 얻으면, 자라지 않는 사물은 없다’라는 말이 된다. 진실로 정성 들여 기르면 모든 사물은 자란다는 말이다. 동식물이 그러하고 가정이나 사회나 나라도 그렇다. 진실로 사회나 나라를 기를 사람을 찾는 일도 그래서 중요하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