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오휘, 후 등 국산 화장품들이 에스티로더, 랑콤, 샤넬 등 외국 화장품을 밀어내고 국내 주요 백화점의 고급 화장품 매장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국산 화장품의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전국 60여 개 주요 백화점의 화장품 매출 순위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05년과 2006년에 에스티로더를 제치고 연속 1위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오휘’와 ‘후’의 매출 합계도 2004년 9위에서 2005년 7위, 지난해 3위로 뛰어올랐다.》
○백화점 매장 매출 1위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브랜드인 설화수는 주요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차지했던 해외 브랜드 에스티로더를 제치고 2005년부터 1위를 지키고 있다.
설화수 브랜드는 지난해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설화수 자음생 크림’은 60mL에 20만 원, ‘설화수 섬리안크림’은 20mL에 11만 원으로 고가품이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 환유고 크림’은 천산 설련화, 동충하초 등 고가의 한약재를 원료로 사용해 60mL 용량에 68만 원이나 하지만 지금까지 2만여 개나 팔렸다.
올해 1월 선보인 ‘오휘 더 퍼스트’는 기초화장품 5종 세트가 78만5000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인데도 벌써 1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의대와 공동연구로 질 높여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수입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담당 바이어 김성호 과장은 “한방 화장품으로 차별화를 꾀한 점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경희대 한의대와의 공동연구로 자음단, 자음보위단 등 특허성분을 개발해 설화수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4월엔 경희대 한의대와 협력해 한방미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8월 원광대 우석대 등 6개 대학의 한의학과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한방화장품연구회를 발족해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고급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약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후’ 모델에 이영애, ‘오휘’ 모델엔 김아중, 손예진, 비를 기용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연간 모델료만 25억 원 정도를 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김태희와 이혜상이 모델로 활동 중이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