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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변화하는 미래, 창조적 상상력이 살 길”

입력 | 2007-06-05 03:03:00

앨빈 토플러 박사가 4일 서울 송파구 보성고등학교에서 ‘부의 미래’에 대해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보성고 학생들과 유쾌한 만남

그가 강연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 것은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말이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9) 박사가 4일 오전 서울 보성고에서 500여 명의 한국 고등학생과 만났다.

이날 만남은 학생들의 환호와 토플러 박사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토플러 박사는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여러분은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급격히 변화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만큼 평생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를 익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청소년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 습득 그 자체보다는 끊임없이 배우는 습관을 들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플러 박사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는 기업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기업들이 강력하고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을 갈구하고 있는 만큼 여러분도 그런 사람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래 사회에서의 유망한 직업과 학과를 추천해 달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는 “오늘 있던 직업이 내일 사라질 수도 있고 오늘 없던 직업이 내일 생길 수도 있을 만큼 변화가 빠른 것이 미래 사회”라며 “다만 확실한 것은 근육(몸)을 쓰는 일보다는 뇌(머리)를 쓰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평생 직업의 개념이 사라져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것과 직업을 하나로 단정 짓지 말고 늘 10년, 20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상상력을 키우고 사람들과 교류하라”고 조언했다.

토플러 박사는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여러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여러 이유를 들어 변화에 반대하고 두려워하겠지만 이를 관철하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의지를 갖는 것도 상상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는 그 과정에서 ‘경험’을 강조하며 뉴욕대를 졸업한 뒤 자신이 부인 하이디 토플러 씨와 함께 자동차와 항공기 부품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한 이야기를 풀어 놨다.

자신이 존경하는 두 명의 작가로 존 스타인벡과 잭 런던을 꼽은 토플러 박사는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를 쓰기 위해 실제 포도농장에서 일했고 런던은 선원 경험을 바탕으로 바다에 관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소재를 직접 경험하고 사회 문제를 훌륭하게 다뤄 내는 작가가 되기 위해 다른 보통의 미국인들처럼 공장에서 일했던 것”이라며 “이는 훗날 미래학에 관한 책을 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보성고 2학년 정재원 군은 “쉬운 예를 들어가면서 어려운 미래학 개념을 설명해 줘 좋았다”며 “교과서에서만 만났던 분을 직접 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