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차(名茶)인 푸얼(普이)차 산지인 윈난(雲南) 성 푸얼 시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푸얼차 가격 파동이 우려된다. 최근 중국에서 ‘주식 열풍’ 못지않게 일고 있는 ‘푸얼차 투자 열풍’에다 지진에 따른 출하 감소로 공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푸얼 시는 해발 1000∼3000m의 산지(山地)다. 하니(哈尼)족, 다이(이)족, 다이(/)족 등 36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산간벽지다. 당초 쓰마오(思茅)였던 도시 이름은 중국의 10대 명차에도 들지 못하던 이 차가 최근 유명해지면서 올해 4월 8일 푸얼로 바뀌었다.
이곳에 리히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3일 오전 5시 35분경.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 또 3만5000여 채의 주택이 무너지고 18만6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직접적인 피해를 본 차밭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 가공 공장이 무너지고 종업원들이 다치는 피해가 있었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푸얼차는 최근 중국이 먹고살 만해지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지난해 값이 50%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올해는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2배로 또 뛰었다.
차를 사재기하는 사람도 늘었다. 중국 전역에 1000여만 명이 푸얼차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푸얼차 사재기가 가능한 이유는 다른 일반 차와 달리 오래 둘수록 맛과 향이 그윽해지고 값도 비싸지기 때문이다.
윈난 성 차예(茶葉)협회 관계자들은 차 값이 갑자기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윈난 성의 푸얼차 생산지가 66곳이어서 전체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푸얼차는 모두 푸얼 시의 차 시장으로 가져와 출하하기 때문에 지진의 영향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바야흐로 한적한 산촌 지역의 지진에도 세계가 영향을 받는 ‘지구촌 경제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