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당신의 능력을 보여 줘.”
3일 네덜란드와의 A매치에서 0-2로 진 뒤 ‘선수 탓’을 해 “감독을 바꾸자”는 등 누리꾼들의 도마에 오른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그에게 위기 탈출의 기회가 왔다.
6일 오후 8시 15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와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F조 마지막 경기가 바로 그 무대.
4승 1패로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뒤 열리는 경기이지만 베어벡 감독으로선 전술 운용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무대다.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로 수비에 치중할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어떻게 공격의 활로를 찾을지를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 패배 후 선수들을 탓해 그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을 비켜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예멘과의 2차 예선 5차전에서 0-1로 진 게 자신의 지도력 탓이 아니라 해발 2300m 고지에 울퉁불퉁한 그라운드 사정 등 열악한 조건 때문이라는 것도 증명할 수 있다.
성인과 올림픽 대표를 모두 맡고 있는 베어벡 감독은 네덜란드전이 끝난 뒤 곧바로 대전으로 내려가 선수들을 담금질하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예선에서 4골을 넣은 한동원(성남 일화)과 양동현(울산 현대·1골) 등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위주로 ‘베스트11’을 짜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 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 박주영(FC 서울)은 예선 1차전에서 ‘배치기 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이후 발등 부상까지 겹치는 불운 속에 4개월 만에 올림픽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소집 훈련 때 다시 발등에 통증을 느껴 선발 출전이 불확실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