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협력대화 외교장관회의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등 30개 회원국의 외교장관 및 각료급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의 보장을 전제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5일 러시아 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제6차 아시아협력대화(ACD) 참석차 방한한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교차관은 이날 “미국이 BDA은행 자금을 송금 받아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문서로 보장해 주면 러시아 금융기관이 북한 자금을 송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슈코프 차관과 함께 방한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도 “미국 측이 BDA은행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중요한 것은 미 재무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자금 이체를 허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BDA은행 내 북한자금 송금을 미국 금융기관이 중개하는 방안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러시아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기관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BDA은행 자금을 송금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북핵 관련국들이 대국적이고 전략적 견지에서 BDA은행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편 러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30개국 외교장관 또는 각료급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ACD 외교장관회의는 이날 ‘서울 정보기술(IT) 선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각국 대표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ACD 외교장관회의 본회의를 열고 한국 등 IT 선진국이 저개발 국가와의 국제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IT 공동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 IT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각국 대표는 또 ‘ACD 회의 고위급 연구그룹’을 구성해 ACD 회의 사무국 신설과 재원 조달 방안 및 민간 참여 방안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