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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비늘갑옷 원형 그대로 발견

입력 | 2007-06-06 03:00:00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동래읍성 유적에서 조선시대 찰갑(札甲·비늘갑옷·사진)이 거의 원형 그대로 발견됐다. 백제 유적인 몽촌토성에서 쇠뼈로 만든 비늘갑옷이 출토됐고 다른 지역에서도 비늘갑옷 조각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온전한 형태의 조선시대 비늘갑옷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문화재연구원은 부산 동래구 지하철 3호선 수안정거장 터의 유적을 발굴 조사한 결과 동래읍성의 해자 유적에서 철제 비늘갑옷 상의 한 벌을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발굴 팀 관계자는 “해자의 뻘 속에 묻혀 공기가 차단된 덕분에 400여 년 전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비늘갑옷은 수은을 섞은 철을 물고기 비늘처럼 촘촘히 붙여 만든 것으로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실록 갑옷 조(條)에 기록된 비늘갑옷과 일치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 연구원 정의도 학예연구실장은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갑옷은 조선 후기 갑옷을 모델로 한 것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비늘갑옷은 이와 다른 조선의 전형적인 갑옷”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칼자국이 남아 있는 두개골 등 인골 6구도 발견됐다. 1592년 왜군의 침략에 대응하다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과 군민들의 항전 내용이 담긴 동래부순절도(보물 392호)의 묘사처럼 동래읍성이 임진왜란 초기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전투 현장이라는 사실을 고고학 발굴로 확인한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