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원양어선의 외국인 선원들이 불법 입국을 위해 바다에 뛰어든 뒤 행방을 감췄다.
5일 오전 3시경 부산 영도구 남외항 1.2km 해상에서 부산선적 원양어선 18웨스트베이호(398t)와 28웨스트베이호(385t)에 있던 외국 선원 21명이 20m 깊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선원들은 베트남인 12명과 인도네시아인 9명으로, 바다에 떠 있던 부표를 잡고 1.2km를 헤엄친 뒤 육지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수영 미숙으로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던 인도네시아 선원 A 씨는 해경에 구조됐으며 또 다른 인도네시아인 M 씨는 오후 4시경 부산역 광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선원들은 배가 입항하더라도 상륙허가증이나 선사 측의 하선허가증명서가 없으면 육지에 내리지 못한다.
참치잡이 어선인 웨스트베이호는 중국에서 선체 수리를 마친 뒤 태평양으로 조업을 나가기 전 부식과 연료를 공급받기 위해 4일 오후부터 부산항에 정박 중이었다.
부산항에서는 200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불법 입국을 위한 외국인의 해상 도주 사건이 8차례 발생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