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서울현충원에 있는 베트남 참전용사의 묘비가 뒤바뀐 일이 일어났다.
6일 오전 9시경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은 고 오세진 씨의 유족들은 깜짝 놀랐다.
51번 묘역 231번 묘지에 지난해까지 있었던 오 씨의 묘비 대신 '베트남 참전용사 해병대 상병 정경식'이라고 써있는 묘비가 있었던 것.
놀란 유족들이 현충원 직원을 찾아갔지만 직원은 40년 동안 묘지를 찾은 유족들에게 "당신들이 묘지를 잘못 찾은 것 아니냐"고 퉁명스럽게 답할 뿐이었다.
혹시나 싶어 주변 묘비를 뒤지던 유가족들은 100여 m 떨어진 131번 묘지에서 '베트남 참전용사 육군 병장 오세진'이라고 써 있는 묘비를 찾았다. 한편 131번 묘지에서는 고 정경식 씨의 유가족들 역시 바뀐 묘비에 당황해 하고 있었다.
유족들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묘비의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현충일 행사 때문에 담당자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결국 오후 1시가 다 되서야 현충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묘비를 원래대로 바꿔놓았고 유족들은 뒤늦게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
현충원 관계자는 "51번 묘역에서 50여 개의 묘비를 교체하면서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